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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연 Mar 18. 2020

당신을 가로막는 장애물 찾는 방법

당신을 가로막는 비합리적 신념

당신을 가로막는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람은 자신이 믿는 것을 본다.


미국의 심리학자 Albert Ellis는 인간은 합리적인 사고를 능력을 갖고 있으며 동시에 비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고 말했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사고하여 행복을 누리고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음과 동시에 비합리적으로 사고하여 완벽하려고 애쓰고, 불안함에 시달리며, 스스로 고립되거나 파괴하기도 한다.


비합리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거부한다는데 있다.


'이것은 반드시 이래야 해.'

'성공하지 못한 삶은 가치 없어.'

'좀 더 부지런하지 않으면 쓸모 없어질 거야.'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 믿으며 스스로 불행해진다.

결국 스스로 패배하고 만다.


여행 질문서 질문

“당신을 가로막는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는 잘해야 해, 제대로 해야만 해."



위기 속에서 발견한 비합리적 신념


그날은 주비리에서 약 25km 정도 떨어진 도시인 팜플로나로 가는 날이었다. 걷기 시작하자 다리가 조금씩 무거워지더니 얼마 후엔 종아리가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게다가 전날에 생긴 발바닥 물집 때문에 예민한 신경이 점차 더 예민해지고 있었다.


무거운 등산화를 질질 끌고 걷다가 갑자기 이상한 기분에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길을 잃은 듯했다. 순례자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노란색 화살표가 목적지의 정 반대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목적지로 가는 빠른 길이 버젓이 구글 지도에 나와있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 쪽을 멀리 내다보니 꼬불꼬불한 산길로 이어지는 듯했다.


산이라니.

만일 그대로 화살표를 따라가면 다리는 파업을 할 태세였다. 앞서가던 무리는 화살표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듯하더니 이내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로 총총 걸어 사라져 버렸다.


나는 망연자실 길 위에 우뚝 서있었다.


‘10km 정도 걸으면 팜플로나에 도착해.’

‘예약해둔 숙소에 가서 깨끗이 샤워하고 편히 눕고 싶어.’

'저 화살표는 잘못되었어. 반대쪽으로 갈 필요는 없어.'


순례길로 안내하는 노란색 화살표는 무시해버리기로 결정하고 구글 지도에 나온 빠르고 평평한 길로 걷기 시작했다. 길 한 군데 우두커니 서서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는 생각에 속이 상했다.


회색 빛 아스팔트 도로를 고독하게 걸었다. 커다란 화물 트럭들이 지나갈 때마다 먼지가 훅 떠올라 한동안 대기 중에 유유히 날아다니다 내 끈적한 얼굴에 달라붙었다.


인도가 없어 차도로 걷는 탓에 엔진 소리가 날 때마다 경계해야 했다. 긴장이 되는지 부푼 다리가 더욱 찢어질 것 같았다. 만일 순례길을 걸었다면 몇 번이고 앉았다 갔을 텐데 고속도로는 내게 조금의 쉴 틈도 주지 않았다.


‘이렇게 빠른 길로 가면 목적지에 얼마나 빨리 도착할 수 있을까?’


한여름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순례길은 그렇게 나와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힘들다. 힘들어



고독하고 황량한 고속도로 길.


그 길을 묵묵히 걷다 보니 저 멀리 거대한 주유소가 보였고 가까이 다가가니 작은 레스토랑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잠시라도 쉴 수 있다니....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시켜 묵묵히 먹는데 가슴속에서 먹먹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는 순례길을 걸으러 왔는데,

어쩌다 이렇게 뜨거운 아스팔트 길을 걷고 있는 걸까?'


그러나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나 멀리 와버렸다.


트럭의 매연 때문에 눈과 목이 따가웠다.

인도가 없는 고속도로라서 위험하기도 했다.

화살표를 따라갔다면 조금 꼬불꼬불하더라도 안전한 길이 었을 텐데.


3일 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난 왜 화살표가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지 않은 걸까?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정말로 잘못된 것이었을까?


아니었다.

그 길은 맞는 길이었다.


나는 다리가 아팠기 때문에 화살표가 잘 못 그려졌다고 우기고 싶었을 뿐이었다. 화살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생각을 증명할 수 있는 것들만 중요하게 느껴졌었다.


노란색 화살표가 잘못되었다는 증거.

1) 구글 지도가 빠른 길을 안내하고 있다.

2) 노란 화살표는 역주행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3. 다른 사람들도 화살표 앞에서 우왕좌왕했다. 이는 화살표가 잘못되었다는 증거.


그러나 화살표는 아무 문제없었다.  

순례자들을 위한 길, 곧 나를 위한 길이었다.  


그런데 왜 나는 노란색 화살표가 잘못되었다는 증거만 보였을까?


다리가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에,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이 고통과 영원히 함께 걸어야 할 것만 같은 사실이 아닌 공포감이 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게 사실인가?

정말로 그 길로 접어들면 영원히 고통과 함께 걸어야 할까?


아니다.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이렇다.

1. 노란색 화살표는 제대로 된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

2. 그리고 아프면 얼마든지 쉬었다 가도 된다는 것 *


노란 화살표 ㅠㅠ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누우면 그저 편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도대체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남들 다 멀쩡히 걷는 순례 길을 한 달은커녕 3일 만에 포기 직전이라니. 자괴감이 들었다.


‘내가 여기 왜 왔지?’


이 여행의 의미는 곧 삶의 의미와 닿아있었다.

삶의 방식도 여행의 방식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윽고 나는 이 길을 포기할 뻔하도록 한 나의 비합리적 신념을 발견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잘해야 해.'

‘부끄럽지 않은 여행이 돼야 해.’


여행이 끝나고도 나 스스로 자랑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완전히 잊고 있었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완벽해야 할 필요 없어.
지금 이대로도 괜찮은 사람이야.



나를 찾기는커녕 절교할 뻔했다. 여기까지 와서는 또 완벽하려고 했다니. 정말 생각은 습관이라는 말이 딱 맞다.


지금 당장 행복하면 되는데 완벽히 완수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면 이미 이 여행은 꽝이다.


비합리적 신념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삶이 고단하다. 존경받아야 의미 있는 리더이다. 성과를 내야 훌륭한 사회인이다. 결혼은 이 맘쯤 이런 사람과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등…


그런데 그것이 사실인가? 존경받지 않으면 의미 없는 리더이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훌륭한 사회인이 될 수 없나? 사실인가?


이렇게 비합리적 신념을 많이 가질 수록 잘하지 못하는 나를 참을 수 없게 된다. 나 때문에 가장 불행해지고야 마는 것이다.


끊임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허구에 집착하고 있는가?

완벽한 것은 없다.


비합리적 신념은 깨야 한다.

정말 그런가? 되물어야 한다.


어떤 신념이 당신을 돕는가?

만일 당신이 가진 신념이 당신을 돕지 않고 방해만 한다면 지금 당장 깨부수자.


여행 질문서 추가 질문

"그렇다면 당신을 돕는 신념은 무엇인가요?"

"내가 무언가 잘해야만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멋진 사람이다."


걷고 싶지 않을 땐 걷지 않는 나도 괜찮고.

못해도 괜찮은 사람이고

실패하고 집에 가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정말 괜찮다.

그렇게 자신을 토닥여야 힘이 나고 다시 걸을 수 있다.


우리가 지금 힘든 이유는 스스로 만든 비합리적 신념에 매달리고 있어서가 아닐까 살펴보자. 너무 힘들 때 ‘내가 가진 비합리적 신념이 무엇일까?’ 질문해보자.


인생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행 질문서 질문

“당신을 가로막는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행 질문서 추가 질문

"그렇다면 당신을 돕는 신념은 무엇인가요?"


송수연 코치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현재는 '어떻게 잘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과 코칭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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