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에 젖듯, 삶의 균형을 찾아서
지난 화까지 한 개의 목표를 향한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 삶에서 목표가 한 개뿐인 순간은 거의 없습니다. 자기 계발을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혹은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한꺼번에 많은 것들을 이루려 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머릿속에는 늘 여러 가지 목표들이 뒤죽박죽 뒤엉켜 있습니다.
여러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다 보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에 잠을 설치고, 피곤해 죽겠는데 헬스장에 가야 합니다. 운동 후 지친 몸으로 영어 단어를 외우려 하니 집중도 안 되고, 독서는커녕 책을 펼칠 시간도 없습니다. 모든 목표가 중요해 보이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결국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 하루를 마감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하나라도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전력을 다해 보지만, 그 결과 하나의 목표에 과도하게 몰두한 나머지 그 과제를 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소비해 버립니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에게 고통의 트라우마를 남겨 그 목표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다른 목표들 마저 연쇄적으로 포기하게 만드는 패배의 악순환을 낳습니다. 이와 같이 얽히고설킨 목표들의 뒤엉킴을 풀어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끌어 갈 수 없습니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라는 속담은 작은 물방울이라도 꾸준히 떨어지다 보면 단단한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여러 목표를 동시에 이끌어 가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할 태도입니다. 하나의 과제에 대한 과도한 에너지 투입은 우리의 여정을 실패로 이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꺼번에 아무리 많은 양의 물을 들이붓더라도, 바위를 뚫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바위를 뚫어내는 힘은 '꾸준함'에서 나옵니다.
고통스럽지 않은 정도의 작은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가면 어느샌가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것이 바로 꾸준함의 마법입니다. 한 번에 큰 성과를 낼 것을 기대하지 말고, 작은 노력을 끊임없이 지속하는 것이 여러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비결입니다.
예를 들어, 토익 900점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루에 10시간씩 영어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 며칠은 꾸역꾸역 해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점점 피로가 누적되고, 결국 이틀째나 셋째 날이 되면 탈진상태에 빠집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한 트라우마로, 다시 책을 펴는 것조차 두려워지며, 결국 흐지부지 목표 자체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운동, 독서, 새벽기상 등의 다른 목표들도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고, 스스로를 의지박약이라 자책하게 되는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우리가 하나의 과제에 과도한 투자를 하게 되는 이유는 완벽주의와 즉각적인 성취 욕구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제를 완벽하게 해 내고, 단시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싶어 합니다. '오늘 이 책을 반드시 완독 해서 영어를 마스터하겠어!'와 같은 태도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태도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우리를 탈진 상태로 몰아가고 조급함만 불러일으킬 뿐이기 때문입니다.
노력의 과정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이는 곧 강박적인 심리 상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나, 점차 그 강박은 우리로 하여금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강박은 '완벽하게 하지 못할 바에야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심리 상태로 이어지기에, 작은 실수나 실패에 과도하게 반응하여 목표 자체를 포기하게끔 우리를 유도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우리의 노력은 크고 과도한 것이 아닌, 작고 꾸준한 힘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즉, 우리의 노력은 '가랑비에 옷 젖듯' 해야 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하는 노력이란 조금씩, 꾸준히, 여러 목표를 향해 동시에 다가가는 것을 말합니다. 한 번에 큰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 매일 부담 없이 소화 가능한 정도의 노력을 각 목표에 할당하는 방식입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는 노력은 큰 스트레스나 부담 없이 지속될 수 있기에, 우리는 지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소나기가 아닌, 가랑비여야 합니다.
우리가 '토익 900점 달성 + 체중 5kg 감량 + 책 10권 읽기'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월ㆍ수ㆍ금: 영어공부 4시간
화ㆍ목: 유산소 운동 2시간
토ㆍ일: 독서 2시간
위 계획은 전형적인 소나기식 계획입니다. 하루 동안 하나의 과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므로, 지루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이런 식의 계획은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아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위 계획을 같은 양의 시간을 확보하는 가랑비식 계획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월 ~ 토: (오전) 영어공부 1시간 / (오후) 유산소 운동 40분 / (저녁) 영어공부 1시간 / (자기 전) 독서 40분
일: 자유시간
이것이 바로 가랑비식 계획입니다. 매일 하나의 과제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 길지 않으며, 다양한 과제를 돌아가면서 하게 되므로 하루가 부담스럽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런 부담 없이 완전히 쉴 수 있는 날이 배정되어 있어 다음 한 주를 위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습니다.
가랑비식 계획의 취지를 살린 대표적인 예는 학교 시간표입니다. 학교에서는 '월요일에는 국어 7시간, 화요일에는 영어 7시간, 수요일에는 수학 7시간...'과 같은 소나기식 시간표를 절대 만들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집중력의 한계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 시간표는 50분마다 다른 과목을 배정하여, 하루에 7가지의 다른 과목을 조금씩 공부할 수 있도록 짜여 있습니다. 매일 한 과목에 투입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다른 과목을 섞어서 배열했다는 점에서 가랑비식 계획의 취지를 잘 살린 시간표입니다. 물론 학교는 '공부'에 중점을 두는 곳이므로, 하루 7시간 동안 같은 종류의 과제를 반복 수행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루 일정에 다양한 활동을 골고루 배정하여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노력하려면, 가랑비를 내리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소나기를 퍼붓기로 계획해 놓고 가랑비를 내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가랑비식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키워드는 '자르기'와 '섞기'입니다.
먼저, 하나의 과제를 위해 하루에 투입하는 시간을 최대한 짧게 설정합니다. 이를 위해 한 주간 해당 과제에 투입할 총 시간을 결정한 뒤 이를 잘라내어 각 조각을 한 주에 걸쳐 넓게 펼치면 됩니다. 예를 들어, 토익 900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어공부에 주당 12시간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월ㆍ수ㆍ금: 영어공부 4시간
보다는,
월 ~ 토: 영어공부 2시간
이 더 좋습니다. 하루에 동일한 과제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여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는 것이 가랑비식 계획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하나의 과제를 위해 하루에 투입하기로 한 시간을 더 잘게 나누어, 그 사이사이에 다른 일정을 섞습니다.
월 ~ 토: (오전) 영어공부 2시간 / (오후) 유산소 운동 40분
보다는,
월 ~ 토: (오전) 영어공부 1시간 / (오후) 유산소 운동 40분 / (저녁) 영어공부 1시간
이 더 좋습니다. 이렇게 배치할 경우 우리가 한 자리에서 영어공부 해야 하는 시간은 1시간 밖에 되지 않으며, 중간에 다른 활동을 배치해 계속 새로운 기분을 느끼며 지루하지 않게 하루를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낸 하루는 내일에 대한 기대, 내일의 성공으로 이어지며 우리의 노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줍니다.
가랑비식 노력의 장점은 집중력 유지와 지속 가능성입니다. 작은 단위로 나뉜 과제들은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어 우리가 과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다양한 과제들을 섞어가며 지루함을 피하게 되므로, 여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결국, 가랑비식 노력은 우리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전진할 수 있게 해 주며, 여러 가지의 목표를 동시에 이루어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작은 물방울들이 꾸준히 떨어져 단단한 바위를 뚫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쌓여 큰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목표를 향한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주어진 과제를 끝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삶의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노력을 위해서는 삶의 다른 요소들을 함께 챙기며 목표를 향해 걸어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일정을 짤 때 공부, 운동, 독서 등 목표 지향적인 활동 외에도 취미 생활, 명상, 친구 만나기, 가족과 시간 보내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 활동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에 명상과 영어공부를 하고, 점심에 친구를 만나 식사를 즐기며, 오후에 운동을 한 후, 저녁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자기 전에 독서하는 식으로 균형 잡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다양한 활동들이 골고루 포함된 하루 일정을 세우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에도 지치지 않고 정신적, 감정적 충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삶은 우리를 지속 가능한 노력의 길로 이끌어 줍니다. 과제에만 몰두하는 계획이 아닌 충분한 여가 활동이 포함된 일정을 만들어야 지치지 않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전진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하루가 모여 균형 잡힌 한 주가 되며, 균형 잡힌 한 주가 모여 균형 잡힌 한 달이 됩니다. 따라서 먼저 균형 잡힌 하루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활동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누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등 스스로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보세요. 자신에게 알맞은 적절한 여가 활동을 하루 일정 곳곳에 배치해야 합니다.
"인생은 균형의 예술이다."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는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균형감각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멋진 표현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목표를 설정하든, 얼마나 거창한 계획을 세우든, 삶의 균형이 무너지면 그 어떤 노력도 지속할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 균형감 있게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우리가 의지박약에서 탈출하여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갖추어야 할 태도입니다. 과제와 여가, 노력과 휴식 사이의 균형을 찾을 때, 우리는 '해내는 노력'이 아닌 '즐기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낼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나의 하루를 균형 있게 계획하기 위해 삶의 다양한 요소들에 적절한 무게를 싣는 연습을 해 보세요. 균형 잡힌 삶이야말로 우리의 도전을 지속 가능하게 해 주는 열쇠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노력하는 방법과 균형 잡힌 삶의 중요성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모든 과제는 잘게 자른 뒤, 한 주에 걸쳐 넓게 펼치고, 다른 과제나 여가 활동과 적절히 섞어가며 배치해야 합니다. 지루하고, 지치고, 고통스러운 하루가 아닌 기대되고, 여유롭고, 즐거운 하루가 되어야 합니다. 하루하루의 기분 좋은 경험들이 모여 의지박약 패턴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여정을 성공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번 주 미션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여러 가지 과제가 균형 있게 배열된 하루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먼저 3개의 간단한 과제를 고르세요. 얇은 책 1권 읽기, 1KG 감량, 영어 단어 20개 외우기 등 너무 어렵지 않은 과제가 좋습니다. 과제 3개를 골랐다면, 일주일 동안 각 과제별로 투입해야 할 총 시간을 계산하고, 이를 잘게 잘라 한 주에 걸쳐 넓게 배열해 보세요. 위에서 소개한 예시처럼 '자르기', '섞기'를 적절히 활용하여 지루하거나 고통스럽지 않은 하루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나에게 활력을 주는 활동을 과제 사이사이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세요. 내가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아 과제와 과제 중간에 배치하여 자신에게 딱 맞는 삶의 균형을 찾아보세요. 과제와 여가, 노력과 휴식, 고통과 쾌락의 균형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체급을 올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 예정입니다. 체급을 올리려면 이전에 다루었던 내용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하므로, 지금까지의 내용을 꼭 복습해 주세요.
다음 화까지, 열린 마음으로 가볍게 따라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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