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집중하는 힘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과제와 무관한 비본질적인 것들에 신경 쓰느라, 정작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과제의 본질은 언제나 명확합니다. 책 30 페이지 읽기, 푸시업 50개 하기, 영어 단어 20개 외우기 등 우리의 과제는 단순하고 독립적이며, 부수적인 다른 일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제와는 무관한 쓸데없는 일들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하는데 소중한 에너지를 소비해 버립니다.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방이 지저분해 보입니다. '공부는 깨끗한 환경에서 해야 한다'라는 생각에 30분 동안 방을 청소합니다. 방을 청소하고 나니 이번에는 책상 정리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도록 책상을 10분간 정리합니다. 책상을 정리하다 보니 필기구가 낡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노트북을 켜고 새 필기구를 고르기 시작합니다. 후기를 꼼꼼히 읽으며 내 마음에 꼭 드는 최적의 펜, 샤프, 형광펜 등을 찾아 주문합니다. 어느새 30분이 또 지났습니다. 이제 공부를 좀 시작해 볼까 하는데 벌써 뭔가 힘이 듭니다. 결국, '내일 펜이 도착하면 제대로 시작하자'라는 핑계로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켭니다.
이처럼 우리가 과제와는 무관한 일들에 집착하는 이유는 과제를 고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본능이 발동해 과제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를 향한 여정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비본질적인 것들로부터 벗어나 과제의 본질과 정면승부해야 합니다.
책상 정리를 멈추고, 바로 지금 공부를 시작해야 합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하여 삶의 단순함과 만족을 추구하는 생활 철학입니다. 주로 물질적 소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내면의 평온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하며, 국내에서는 사사키 후미오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가 큰 인기를 끌면서 미니멀리즘 열풍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우리는 쓸데없는 것들에 파묻혀 살아갑니다. 서랍은 평생 쓸 일 없는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고, 책장은 열어 보지도 않은 책들로 가득 차 있으며, 핸드폰은 불필요한 앱들과 잡다한 사진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방치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사용하게 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 삶에 필요 없는 것들을 깨끗이 버리고, 반드시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살아가자는 것이 미니멀리즘의 가르침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도 미니멀리즘의 철학은 매우 유용합니다. 과제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닌 잡다한 것들을 시선에서 모두 제거할 때, 우리는 보다 집중력 있게 과제를 해낼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 없이 과제를 끝마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하려는 일이 과제 수행의 본질적인 부분인지 아닌지 판단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은 본질인 것처럼 둔갑하여 우리의 집중력을 흐립니다. 목표 달성과는 무관한 일임에도 우리는 어느새 그 일에 빠져들어 에너지를 소모해 버립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은 때로는 '방 청소' 같은 준비의식의 형태로 숨어들거나, '노트 정리'와 같이 그럴싸해 보이는 과제로 위장해 우리를 방해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내는, 즉 '줄기'와 '가지'를 식별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토익 점수 900점'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에 영어 단어 20개씩 외우기'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과제의 본질은 '내 머릿속에 새로운 영어 단어 20개를 넣는 것'입니다. 어디서 단어를 외울 것인지, 어떤 출판사의 책에 나오는 단어를 외울 것인지, 언제 외울 것인지, 얼마나 예쁘게 노트에 정리할 것인지 등은 목표 달성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비본질적인들입니다. 독서실에 갈 것인지 카페에 갈 것인지, 말하면서 외울 것인지 손으로 쓰면서 외울 것인지, 노트에 정리할 것인지 파일로 정리할 것인지 등도 과제 자체의 본질과는 무관합니다. 과제의 본질, 즉 나무의 줄기는 '내 머릿속에 새로운 영어 단어 20개를 넣는 것'뿐입니다.
'5kg 감량'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일 유산소 운동 30분 하기'라는 계획을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과제의 본질은 '30분간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입니다. 헬스장에 가서 트레드밀이나 사이클을 이용할 수도, 야외에서 러닝을 하거나 줄넘기를 할 수도, 집에서 트레이닝 영상을 틀어 놓고 운동할 수도 있습니다. 그날그날 자신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하면 그만이며, 칼로리를 소비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상관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운동화를 신을지, 어떤 운동복을 입을지, 어떤 식단과 어떤 음료를 섭취할지, 어떤 스마트 밴드를 사용할지 등도 과제 자체와는 무관한 비본질적인 것들에 불과합니다. 과제의 본질, 즉 나무의 줄기는 '30분의 유산소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뿐입니다.
저 역시 수험생 시절 줄기와 가지를 구별해 내지 못해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강의를 들을지, 어떤 책으로 공부할지, 태블릿으로 공부하는 게 좋을지, 언제 어디서 공부할지, 어떤 색의 펜으로 밑줄을 칠지, 답안지 작성은 어떤 펜으로 할지, 몇 시에 기상할지, 주말에는 얼마나 쉴지 등 다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많은 비본질적인 고민들로 인해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했습니다. 오랜 고생 끝에 깨달은 것은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건 오직 '오늘 공부하기로 한 부분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단순한 과제를 어떤 형태로, 어떤 방법으로 할지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늘의 분량을 읽고, 이해하고, 머리에 넣을 수만 있다면 독서실에 앉아서 책에 밑줄을 치며 공부하던, 트레드밀을 뛰며 태블릿으로 공부하던, 오후에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아무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비본질적인 고민들을 하나씩 덜어내기 시작했고, 시험이 다가올수록 오히려 더 가벼운 마음으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수험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본질에만 집중하는 법을 배운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줄기와 가지를 명확히 구분해 내는 것이 우리 노력의 전제조건입니다.
우리는 버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막상 버리려고 하면 아깝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이라도 막상 내려놓으려고 하면 불안해집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물건을 처분해 본 분들이라면, '버림'에서 오는 홀가분함과 가벼움을 기억할 것입니다.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듯이, 해야 할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가지들을 모두 쳐내고, 깔끔한 줄기만을 바라보며 가벼운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막상 쳐내려고 하면 망설여지는 지저분한 가지들을 과감히 잘라낼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학용품을 사거나 방정리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운동을 하기 전 운동복을 고르거나 식단을 짜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면, 잠시 멈추고 차분한 마음으로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려는 행동이 과제 수행에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인가?', '만약 아니라면 왜 이런 욕구가 생긴 것일까?'. 대부분의 경우, '본질적인 것이 아니며, 회피하려는 마음 때문'이라는 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하려고 한 행동은 비본질적인 가지에 불과하므로 과감히 잘라내야 합니다. '이 행동은 내 과제와는 무관해'라고 스스로를 납득시켜야 합니다. 스스로 납득이 되는 순간 비본질적인 욕구는 금방 사라집니다. 그 욕구를 떨쳐내고 나면 다시 차분히 과제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습니. 비본질적인 욕구가 생길 때마다 위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며 가지를 쳐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가지치기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해야 합니다. 비본질적인 생각들은 수시로 우리를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가지들을 모두 쳐내고 본질에 집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의지박약의 패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다른 부수적인 일 없이도 충분히 명확하고 단순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비본질적인 생각들은 과제가 하기 싫은 것으로 느껴질 때마다 떠오릅니다. 따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눈앞에 놓인 과제를 즐기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제를 즐기며 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3화에서부터 제6화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설명드렸으니 이를 다시 복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먹고 옷장을 정리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매일 입는 옷은 몇 벌 되지 않는데, 옷장은 온갖 옷들로 가득 차 있고, 어떤 옷은 몇 년 동안 한 번도 입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옷장을 싹 정리하기로 과감한 결단을 내립니다. 자주 입는 옷만 남기고, 그렇지 않은 옷들은 과감히 처분합니다. 옷들을 버리다 보면 '아니 이런 옷을 왜 가지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쓸모없는 옷들도 몇 년 동안이나 내 옷장 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옷 정리'의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을 제거하는 것은 옷장을 정리하는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언젠간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버리기 망설여지지만, 사실 우리는 그것들이 목표 달성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쓸데없는 것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마음먹고 옷 정리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과제 수행에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과제 자체에 집중하며, 그것을 방해하는 모든 비본질적인 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습관들, 습관처럼 해오던 잡다한 일들의 대부분이 비본질적인 요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과제에 대한 집중력도 향상됩니다. 마치 옷장이 깔끔해졌을 때 느껴지는 홀가분한 기분처럼, 목표를 향한 우리의 여정은 가볍고 상쾌해집니다. 해야 할 일이 단순해지고, 과제의 본질이 명확해지면서 더 이상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게 됩니다. 잡다한 일들에 치여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들만 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비본질적인 것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옷장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옷들을 발견하고, 그 옷들을 자주 입으며 기쁨을 느끼듯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본질적인 것들에만 집중함으로써 더 큰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성취감을 경험한 우리는 충만한 자신감으로 매일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이 쌓일 때 우리는 의지박약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비본질적인 것들을 제거하고 과제의 본질에 집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가지치기를 하듯,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낼 수 있는 과감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번 주 미션은 '매일 두 가지씩 버리기'입니다.
먼저, 매일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하나를 버릴 것입니다. 어떤 물건이어도 좋습니다. 10년 넘게 연필꽂이에 꽂혀 있던 망가진 펜도 좋고, 평생 읽을 일 없을 것 같은 장식용 책도 좋습니다. 비싼 물건이라면 중고로 처분하셔도 좋습니다. 단, 반드시 그날 처분을 완료해야 합니다. 쓸모없는 물건을 하나씩 처분하는데서 느껴지는 가벼움과 해방감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매일 비본질적인 습관 하나를 버릴 것입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비본질적인 습관을 찾아내고 이를 하나씩 줄여나가면서, 과제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해 보세요. 과제를 하기로 계획한 시간이 되면, 다른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더라도 이를 거부하고 바로 그 과제를 시작하세요. 그 시간은 과제를 수행하기로 내가 직접 계획한 시간입니다. 펜이나 운동복을 주문하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매일매일 버리는 연습을 하며 느끼게 될 가벼움과 해방감이 여러분의 목표 달성의 길을 더 명확하게 열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음 주에 더 나아진 자신을 만날 준비를 하며, 이번 주에는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고 오직 본질에만 집중하는 연습을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화까지, 열린 마음으로 가볍게 따라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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