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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과 일몰, 그 사이에서
06화
한번 더 가보려고.
감정을 잃었고, 그 감정을 다시 찾았다.
by
스윗히
Oct 1. 2022
3년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처음 병원을 들어설 때만큼의 용기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5년 만에 나는 내 삶을 살고 싶어졌다.
버티는 게 아니라 내가 살아내고 싶었다.
이대로는 내가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 도와달라고 말을 해야만 했다.
고민 없이 병원을 찾아갔다.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3년 전 진료 경험부터 말했다.
그때 왜 진료를 더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그동안 나에게 이 질문을 한 적이 없었다.
나도 그때 치료받고 싶었는데,
그때의 나는 내가 우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다른 사람의 시선이, 내가 가진 책임감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고.
그 답을 하면서 내가 가여워졌다.
처음 병원에 갔을 때처럼 많은 눈물을 쏟아냈다.
상담을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참고 버티는 방법뿐이었던 나는,
나의 진심을 숨기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상담을 받으며 나의 마음을 점점 더 알아갔다.
매주 병원을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 받았다.
지난번 약을 먹고 속이 불편했었던 경험을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께서는 약하게 처방을 시작하며 매주 조절해 주셨다.
처음에는 약의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단지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것뿐, 나의 감정은 그대로 인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내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제는 매주 병원을 가는 것이,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눈물을 흘리는 날도 점차 줄어들었다.
진료를 받은 지 1달 정도가 된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시도 때도 없이 흘리던 눈물이 더 이상 나지 않았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마치 나의 감정이 없어진 느낌이었다.
TV에 나오는 슬픈 장면에 같이 눈물이 흘리던 것 마저 멈춘 것 같았다.
그러나 1달이 지났을 무렵, 슬픈 장면을 보면서 나도 눈물을 흘렸다.
몇 년 동안 눈물은 나에게 당황스러움과 분노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눈물을 흘린 후,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
눈물이 더 이상은 나에게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다.
잠을 자게 되고, 눈물이 멈춘 것뿐이었지만
1달간의 진료는 내가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었다.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나의 머리는 또다시 어지러워졌다.
더는 나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길이 보였다. 그래서 다시 걸었다.
그런데 그 길이 계속 가려진다. 저 길 뒤에는 뭐가 있을까.
keyword
생각
감정
우울
Brunch Book
일출과 일몰, 그 사이에서
04
다시 원점으로.
05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다시 시작되었다.
06
한번 더 가보려고.
07
나를 가장 미워한 나.
08
쉬어갈 결심.
일출과 일몰, 그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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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좋아하는 직장인입니다. 여행 경험과 나의 감정 등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나를 글에 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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