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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01. 2022
나를 가장 미워한 나.
이제야 알게 된 내가 하는 이야기.
회사에서 어느 날 갑자기 호흡이 가빠졌다.
숨을 쉬기 힘든 것 같은 느낌에 빨리 사무실을 뛰쳐나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주저앉아있었다.
오래전 회의실에서 느꼈던 그 두려움이었다.
갑자기 찾아온 몇 년 전과 같은 그 공포. 그 공포가 나를 감쌌다.
그날 이후, 일주일에 1~2번 정도 다시 호흡이 가빠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어느 날은 회사로 출근하는 도중에,
어느 날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
어느 날은 출근한 직 후 자리에 앉자마자.
옆자리의 동료가 괜찮냐고 물어올 정도로 내 증상은 숨겨지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공황 초기 증상으로 보인다고 하셨다.
반복되는 호흡 불안 증상과 끝나지 않는 우울감으로
나는 휴직을 해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
휴직을 위한 진단서 발급 전에, 우선 심리상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보기로 하였다.
병원에서 받는 진료도 분명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2~3시간에 걸친 심리상담 이후 나는 나의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한 번도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상담을 받은 후 스스로 알게 되었다.
내가 자존감이 낮은 수준이 아닌, 자존감을 모두 상실한 수준이구나.
나에 대한 질문에 나는 모두 부정적으로 대답했다.
그러나 나의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가족, 친구, 생활 수준, 회사 동료 등 모두 긍정적이었다.
내가 부정적인 것은 단 2가지였다.
과거 힘들었던 시기의 회사생활, 그리고 나 자신.
분명 나는 자존감이 강한 아이였다.
다른 사람보다 오히려 높은 사람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자존감이 없었다.
나를 사랑하기는커녕,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된 것일까.
이렇게 나를 미워하기까지 나는 무엇을 한 것인가.
내가 나를 싫어하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있는 걸까.
내가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는 걸까.
내가 나를 이렇게 미워하니까, 스스로 오랜 시간을 힘들게 괴롭힌 건가.
상담을 받은 날 나는 밤새 울었고,
다음 날 눈이 부은 채로 회사에 출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