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카야인과 돈키호테 사이에 일어난 다음 이야기
산초는 섬의 통치자가 될 마음의 준비가 이미 다 되어있다. 그동안 섬이 없어서 못 다스렸던 거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며 자신감 충만이다! 생각해보니 나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누구보다도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비스카야인과 싸울 때 귀를 다쳐 피를 철철 흘리는 돈키호테에게 산초는 상처 좀 치료하라며 자루에 약이 있다고 권했는데 돈키호테는 오히려 태연하다. 피에라브라스의 향유를 만드는 방법을 잊어버렸는데, 기억해 내기만 하면 이까짓 상처쯤은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 향유는 한 방울만 먹어도 웬만한 상처는 다 치료하며, 향유 두 방울이면 두 동강 난 몸도 붙일 수 있어 되살아난다는 거다. 돈키호테, 당신은 다 계획이 있구나.
산초는 그런 신비한 향유가 있다면 약속한 섬보다 향유 제조법을 전수받고 싶다고 소망을 바꿨다. 금방 부자가 될 수 방법이 있는데 섬을 왜 기다리겠나.
문제는 돈키호테가 제조법이 기억 안 난다는 것인데..... 만드는 방법은 그가 읽었던 기사 소설 속에 있었을 것이다. 이런! 대현자 '프리스톤'이 책과 서재를 다 없애버렸지. 돈키호테는 영민하니 언젠가는 기억해낼 것이고 그럼 편력 기사보다 의술로 세상을 구할지도 모르겠다.
(상처를 치료하던 중 부서진 투구를 보고 돈키호테는 결심했다.)
치료를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한 후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곳을 찾아 다시 출발했다. 마을까지 가지 못하고 해가 저무는 바람에 산양을 치는 목동들의 오두막 근처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똑같이 불편한 상황에서 산초는 불행해했고 돈키호테는 만족해했다.
돈키호테를 보고 있자니 옛날 전래동화 '우산장수'이야기가 떠오른다.
옛날에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첫째 아들은 우산장수이고 둘째 아들은 짚신 장수였다. 비가 오는 날에는 둘째 아들의 짚신이 안 팔릴 테니 걱정이었고, 맑고 화창한 날에는 첫째 아들의 우산이 안 팔릴 테니 슬퍼했다.
매일매일 얼굴이 어두운 어머니 앞에 어느 날 지인이 찾아왔고 사정을 듣고 한마디 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 비가 오는 날에는 첫째 아들의 우산이 많이 팔릴 테니 기쁘고, 맑은 날에는 둘째 아들의 짚신이 잘 팔릴 테니 즐겁지 않으냐고.
그 후부터 어머니는 매일매일이 걱정이 아니라 행복으로 채워졌다.
이왕 선택해야 한다면 돈키호테처럼 '긍정'을 선택해야 한다. 나의 노력으로 바뀌지 않는 현실이라면 상황을 좋은 쪽으로 해석한다면 같은 시간을 기쁨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긍정과 부정 중에서 습관적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는 사람인가. 당신은 매일이 행복한가?
..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