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The Emperor)’
숫자 4.
단단한 왕좌 위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손에는 권위와 결단의 상징인 홀을 들고,
발아래엔 흔들리지 않는 기초가 있다.
그는 안다.
안정은 우연히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질서와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걸.
파워J성향을 가진 나는
늘 '완벽한 준비'에 대한 강박과 책임감에 시달리는 편이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책임’이라는 단어를 무거운 짐 정도로 생각했다.
되도록 피하고 싶고,
가능하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져주었으면 하는 것.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고,
일에서 내 몫을 다해야 하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알게 되었다.
책임과 준비는 도망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기둥이라는 걸.
누군가를 지켜야 할 때,
나는 스스로 구조를 만들고 규칙을 세웠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시간표를 정하고,
어쩔 수 없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처음에는 그 모든 과정이 숨막히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 구조와 질서가 나를 가두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황제의 힘은 지배나 억압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세우는 데 있다.
여황제가 키워낸 것들을,
황제는 지키고 유지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로소
‘내가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물론 그 책임감은 가끔 너무 무겁다.
하지만 책임이 없다면
나는 쉽게 흔들렸을 것이다.
그 무게 덕분에 나는 매일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다.
지금의 책임과 무게는
당신을 짓누르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안전하게 지켜줄 울타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