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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정 Nov 19. 2021

피아노를 먼저 시작하면 좋나요?

<그로잉맘 함께육아 9>

 피아노를 먼저 시작하면 분명히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글에서 다룰 ‘피아노를 첫 악기로 선택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은 모든 연령의 학습자에게 적용될 수 있답니다. 


Photo by Christian Lue on Unsplash

 첫째, 건반을 누르는 간단한 동작으로 절대음과 리듬, 그리고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피아노는 줄을 해머(Hammer)로 두드려서 소리를 만들어 내는 타현(타현) 악기예요. 풍부한 음량과 표현이 가능해진 오늘날의 피아노를 살펴보면 그 커다란 몸통 안에 서로 다른 굵기와 길이의 줄들이 철제 프레임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각각의 줄들은 88개의 절대음에 맞춰 조율되어 있답니다. 악기가 이미 잘 조율되어 있다는 것은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는데 부담 하나가 줄어드는 것이죠. 게다가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기만 하면* 절대음을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에요. 두 음 이상을 연달아 눌렀을 경우에는 리듬을, 동시에 눌렀을 경우에는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Photo by Felicia Buitenwerf on Unsplash

 둘째, 학습 초기에 다양한 음역대를 경험해 볼 수 있어요.


 양손을 쭉 펼쳐야 닿을 수 있는 피아노 건반의 끝과 끝 사이에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88개의 건반들이 있어요. 기호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경우 pre-reading이라고 해서 악보 읽기 전 단계를 거치는데요 이때 이 88개의 건반들이 빛을 발해요. 우선, 높은 음역(오른쪽)과 낮은 음역(왼쪽)을 활용하여 주변의 소리들을 표현해볼 수 있어요. 

 우르릉 쾅쾅 번개 치며 비 내리는 날엔 번개와 빗방울을, 놀이동산 다녀온 날엔 오르락내리락 놀이기구를, 또 어떤 날엔 살랑살랑 꼬리 치는 내 친구 애완견을 소리로 표현해 보는 거죠. 내가 떠올린 소리를 피아노 소리로 옮기는 과정 속에서 창의력이 쑥쑥 자라요. 

 추가적으로 피아노의 넓은 음역은 악보를 읽을 수 있게 된 아이들의 흥미를 유지하는데 활용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악보에 적힌 대로 연습하다가 지루해질 때 선율 패턴은 유지하면서 음역대를 바꿔 연습해볼 수 있어요. 한 옥타브나 두 옥타브 높게 혹은 낮게 말이죠. 위치 바꿈만으로도 확연하게 음색이 바뀌면서 학습자의 흥미와 관심도가 올라간답니다. 


셋째, 리듬, 선율, 화성 모두를 연주할 수 있어요.


 피아노는 정확한 리듬의 표현과 매끄러운 단선율 연주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연속된 화음(Chord)을 곁들인 화성(Harmony)적 연주가 모두 가능한 악기예요. 다양한 음색 표현이 가능해 악기 하나로 작은 오케스트라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답니다. 더불어 피아노는 학습 초기에 두 개 이상의 음을 한 번에 눌러 화음을 만들어 내는 짧은 곡들이 등장할 만큼 직관적이에요. 따라서 단기간에 간단한 화음 진행까지도 배울 수 있어요.    


넷째, 추상적인 음악의 개념을 이해하기 쉬워요. 


 피아노는 일직선상에 놓인 음들의 배열과 검은건반의 패턴을 활용해 소리의 높낮이는 물론 음간격을 설명하기 좋은 악기예요.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소리가 올라가고, 왼쪽으로 이동하면 소리가 내려간다는 것과 검은건반의 패턴을 이해하면 건반 고유의 이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답니다. 두 개의 건반 거리를 통해 음정 간격을 파악하기도 쉽고요. 이렇게 시각적으로 건반의 구조와 패턴을 파악하면 추상적인 음악 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다섯 번째, 다른 악기를 배우는 것이 수월해요.


 피아노 학습을 통해 절대음을 경험하고 장단조 음계를 시각화 한 덕분에 얻을 수 있는 좋은 점 중 하나는 다른 악기를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에요. 피아노의 절대음을 먼저 익힌 아이들은 절대음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서양 악기들을 배울 경우에도 당황하지 않고 음을 잘 찾아낼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적인 개념과 용어들을 건반이라는 구조화된 패턴을 통해 학습한 아이들은 다른 서양 악기를 배울 때에도 같은 개념을 적용할 수 있어요. 악기마다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방법은 다를지라도 사용하는 음계**가 같기 때문이에요. 


*의도 없이 건반을 누르는 동작으로 만들어진 소리는 전문 연주자의 의도된 소리와 같지 않으며 이 글에서 사용된 피아노 소리 내기는 단순히 건반을 누르는 동작을 의미해요.

**장단조 음계를 뜻하며 오케스트라에 포함되는 오늘날 대부분의 서양 악기들이 이 음계를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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