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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 내려놓기.

by 박선영 Jan 08. 2025


2024년 작년 여름 7월에 수영을 시작해서 5개월째 배우고 있는 중이다.

50년을 살면서 남들을 시기하거나 경쟁의식을 가지지 않고 적당히 살아온 삶이었다.

그런 나에게 여럿이 함께 하는 운동보다는 

혼자 할 수 있는 요가 등산 수영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막상 수영을 시작하고 보니 혼자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건 나의 판단오류였다.


수영강습은 한 레인에 10명에서 15명이라는 수강생들이 수업을 받는 형식이었는데

좋게 말하면 여러 명에서 서로 배려하고 예의와 질서를 지키며 하는 운동인 것이다.


다른 면으로는 그 안에 또 다른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데

스타트에 서는 1번은 잘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출발 순위가 매겨진다.

매월 초 선생님이 강습생들을 보고 순서를 정하시는데

여기서 은근 기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수영을 배우는 영법의 순서가 있는데 

자유형-배영-평영-접영 순으로 강습을 받게 되는데 

평영까지 스킬을 배우고 나면 중급반으로 올라가고

한 달이 지나면 초급반에서 중급반으로 올라오는 시스템이다.

중급반에 있던 나는 초급반에서 올라오는 

실력이 더 나은 사람한테 밀려나기 시작했고

20대 30대 젊은 사람들은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 습득이 빨랐다.


나는 습득이 빠른 강습생을 보면서 질투를 느끼고 잘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유수영이 있는 주말에는 수영장에 와서 부지런히 연습을  했다.

물론 수업시간에 뒤처지고 싶지 않은 승부욕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이제까지 한 운동 중에 가장 흥미로움을 느끼게 해 준 운동이었다.

주 3회 수업에 매주 토요일마다 자유수영을 했는데도 좀처럼 실력은 늘지 않았다.

‘등산을 꾸준히 해왔고 요가도 틈틈이 해서 나는 수영도 잘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오만함이 깨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매달 초급회원이 중급라인으로 올 때마다 

나는 중간지점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나도 수영을 잘해서 앞에 서고 싶고 리더가 되고 싶은 욕망이 차올랐다.     


그런데 나를 또 한 번 성장하게 해 준 계기가 있었다.     


4개월 전 내가 중급반으로 올라갔을 때 

중급반에는 나보다 나이가 10살이나 많은 60대 언니들이 계셨는데

그분들은 지난 3월에 수영을 시작했는데 7월에 간 나보다 뒷줄에 서 계신다.

그때는 그분들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했었다.


어느 날 

언니 한분이 커피 마시고 가자고 해서 1층에 있는 카페에 갔는데

같은 반 두 분이 더 계셨다.

그동안 내가 느꼈던 답답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수영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나서 언니들이 이야기를 해 주셨다.


“그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야. 우리를 봐. 

우리는 3월에 시작했고 같이 시작한 사람들은 상급반 올라가서 날아다녀.”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아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언니들도 내가 느껴왔던 허탈함을 느끼고 계셨구나. 

그런 분들 앞에서 내가 무슨 소리를 한 거냐.’


새로운 회원이 들어와서 본인들을 앞지를 때마다 

느끼셨던 박탈감과 허탈함을 다 겪으신 분들 앞에 나는 얼마나 어린양이었을까?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잘하는 사람은 소수고 대분분은 수영을 어려워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수영을 시작한 건 왜인가?

물의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휴양지에 가서 자유형 정도만 즐기고 싶은 동기가 아니었던가.


나는 왜 승부욕이 발동했는가?

수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어서 여러 영법을 배우고 싶고 잘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나는 내가 젊은 줄 알고 젊은 사람들과의 경쟁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다.

내 상황을 직시하고 나의 체력을 인정하고 내가 즐기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

마음을 내려놓기로 생각을 바꿔 보기로 한다.


새로운 회원과의 경쟁을 하지 말고 즐기기 위한 수영을 하자 생각을 바꾸어 보자고 다짐한다.     

생각을 바꿔보니 마음은 조금 편해졌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다.


오히려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 아닌가.

스트레스가 받지 않을 만큼의 승부욕은 나의 실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되고

아드레날린이 분비가 되면서 더 즐거워지는 나를 발견했다.

적당한 승부욕은 흥미와 정신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론이다.                         



Photo : https://www.pexels.com/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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