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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일만 일어나는 마을 [ 죠죠 4부 ]

전혀 평범하지 않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by 송우


이 키시베 로한이 가장 좋아하는 일중 하나는
자기 스스로 강하다고 생각하는 놈에게
[ NO ]라고 거절해 주는 일이다.



100년의 시간 속에서 죠죠들과 여행을 떠나온 지도 벌써 4번째다. 디오와의 끈질긴 악연으로 이어져오던 1,2,3부가 끝난 뒤, 과연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죠죠는 어떤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줄까 많은 기대가 되었다. 3부에서 워낙 방대한 스케일과 스토리로 큰 만족을 하고 온 상태였기에 그 기대는 더욱 컸다. 죠타로의 뒤를 잇는 죠죠는 누굴까. 카쿄인을 대체할 서브 캐릭터는 누굴까.


이 글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 :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의 감상평이다.




어쩜 죠죠 시리즈는 시즌이 지날수록 더 매력적인 걸까.

3부에서 커진 스케일을 4부에서는 오히려 최소한으로 축소했다. 세계를 돌아다니는 로드무비의 3부에서 모리오쵸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하는 이번 이야기는 스케일만큼은 방대하지 않지만 사건 하나하나의 임팩트가 강렬하며 다양하다. 4부에서는 일상물, 추리물, 공포, 유머가 조화롭게 섞여있으며 이 모리오쵸라는 배경의 마을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뒤섞인다. 이번 죠죠는 3부에 비하면 좀 더 따뜻하고 정의롭고 순진하다. 3부에서는 거대한 책임감이 크게 작용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막 중대한 마음가짐보다는 순수하게 동료를 지키고 마을을 지키고 싶은 인물들의 순수함에 주목한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 :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가장 따뜻한 죠죠, 히가시카타 죠스케

죠죠시리즈 감상평에서 역시 가장 중요한 건 주인공. 새로운 죠죠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죠죠인 죠스케는 한마디로 가장 따뜻하고 고등학생 같다. 직전 작품들에서 죠죠들은 무언가 영웅적이면서도 강하고 무게감이 느껴졌다면, 죠스케는 능력부터 전투용이기보다는 조력자 느낌이고, 작중에서 보여주는 여러 모습들도 아직 완성되지 못한 미성숙의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직전 시리즈인 죠타로가 너무 중압감 있는 모습이어서 그 역차가 더 큰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죠스케가 다른 죠죠에 밀리는 위치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죠스케의 죠죠는 매우 좋았다. 그냥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누구 하나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어쩔 때는 그러지 말기를 바라는 상황에서도 죠스케는 정의를 위해 행동한다. 황금의 정신의 정말 잘 어울리는 죠죠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한 편의 드라마

죠죠의 전통적인 특징이라고 하면, 거대한 적을 처리하기 위해 세부적인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3부에서는 디오라는 인물 하나를 위해 여러 에피소드가 살을 붙이며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4부에서는 그 특징이 조금 달라졌다. 초반에 가지는 목표의식은 있으나 그게 작품 전체를 관통하기보다는 에피소드의 진행을 위한 하나의 요소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으며 메인 빌런인 키라의 존재도 작품의 중간을 넘어서 공개된다. 그렇기에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마치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 특징도 강하고 매력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인스토리를 벗어나는 마냥 부과적인 이야기가 아니고 큰 틀에서 이어진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조연이 매력적인 건 죠죠 시리즈의 특징이어서

역시 이번 시리즈에서도 조연들은 매우 매우 매력적이다. 3부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부곽 되고 그들을 상대하는 악당들의 매력이 있었지만 사실 끝나고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일행 몇 명뿐이였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조연들 대부분이 스탠드 술사이면서 주인공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주기에 더 기억에 잘 남는다. 무엇보다도 일회용적인 캐릭터가 없고, 초반에 리타이어가 된 인물들이 몇 화 뒤에는 동료가 되어 같이 싸우는 모습을 보면 그 인물들에게 더 마음이 가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 마을이라는 작은 곳에서 결국 그들 모두가 마을의 주민이고 죠스케를 만나며 변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제시되는 점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죠죠의 가묘한 모험 4부 :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


진짜 빌런 그 자체, 키라 요시카게

나의 주관적 죠죠 시리즈 최고 빌런은 키라 요시카게이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순수한 공포의 대상이며 누구보다 디테일하다. 키라의 설정이 정말 소름 돋게 세부적이며 그걸 표현하는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다. 키라는 디오처럼 제왕 같지도 않고, 기둥의 사내들처럼 틈이 없어 보이지도 않지만 그 누구보다 강력해 보인다. 4부의 분위기는 키라의 등장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고 느껴지며 키라의 능력과 그걸 활용하는 키라의 모습을 보며 진짜 이걸 어떻게 이기지라는 진지한 생각이 들게 된다. 콘셉트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고 개인적으로 어디 하나 빠짐없이 잘 만든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또 하나의 죠죠 시리즈가 끝이 났다.

사실 초반에는 죠셉에 대한 실망? 과 어딘가 어수성한 느낌의 분위기 때문에 초반 부분을 보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러나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매력적이며 강렬하기에 정말 추천하는 작품이다.


5점 만점에 3.5점

캐릭터와 에피소드의 섬세함은 죠죠 시리즈 중 단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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