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 뒹굴어도 살아 있는 것이,
그 시절 명절이라면 거의 한 달 전부터
대목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설레 이기도
하지요, 엄니는 먹을거리를 미리 벽장 속
이나 창고에 곶감이나 과일들을 감추어
둔 것을 몰래 훔쳐먹는 즐거운 한가위가
되면은 고향을 떠났든 일가친척 도시에
공장이나 회사에 다니든 동네의 형들
누나들이 모두가 양손에 바리바리 들고
서울에서 수돗물을 먹어서 그런지 하얀
얼굴에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신작로길
을 걸어가며 삐쭉 구두에 비틀거리면서
귀향을 하는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해 질 녘 집집마다 몽개몽개 피워 오르는
굴뚝에 연기가 정겨운 고향집에 정경들
밤새워 식구들이 모여서 정답게 얘기를
하는 그 모습들을 그려 보면서 추억에
젖어 보기도 합니다~^^
고향을 찾아온 친지나 이웃 사람들에
먹을거리를 언 지 준비를 했는지 푸짐한
음식을 차려서 내놓는 엄니는 이웃에다
가져다 줄 음식들을 따로이 준비를 해서
아직도 잠 속에 취해 있는 나를 들볶아서
누구누구 집에 가져다주고 오라고 하는
명절날 아침 풍경입니다,
~~~~~*~~~~~
색깔도 이쁜 한복에 옷고름을 허리춤에
둘러서 메고 꽃 신발에 분은 바르고 바삐
정지간을 들락 거리든 새댁 같은 엄니는
이제 읍내의 요양병원의 침대에 누워만
계시고 머리도 이빨도 다 빠지고 메마른
입만 오물 거리며 나를 보면서 누구냐고
물어만 보시는 엄니는 이제 두 해만 지나
면은 백 살이 되지요~!!
누군가 얘기 한말이 ''개똥밭에 뒹굴어도
살아서 있는 것이 났다''는 말도 있지만은
오랜 날들을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지난 과거도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
며 고통 속에서 생명만을 유지하는 엄니
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픔을 겪어보지
못한 산자들의 핑계만 같은 생각이 드는
나입니다''!
지난날에 베란다에 당신이 키우든 꽃이
보고 싶어 집에 가고 싶다는 엄니를 뒤로
하고 돌아서는 나는 산골에 아직도 지지
않고 마지막 꽃잎만 남아서 홀로 외롭게
피워 있는 하얀 상사화가 생각이 나는
시월입니다 ~~
*내변산의 아름다운 산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