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예쁠 때의 나

 “태희는 참 어른스럽구나!”

 "어머 애가 되게 애늙은이 같네 호호호"

 어릴 땐 이런 말들이 칭찬이라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더 어른스러운 말들을 내뱉고 칭찬을 바랐다.

 '이런 말로 어른들 흉내를 내서 더 의젓한 척해야지!'

어린 시절의 나는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틀에 날 가둬놨다.     

 성인이 돼서 박해윤 작가님의 <해윤의 해피레터> 속의 문장을 읽고 그만 울컥했다.

 '이 세상에 '어른스러운 아이'는 없다’

 이상하게 이 대목 하나에 큰 위로를 받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사실 나는 어른들의 칭찬이 좋았던 거다. '어른스러운 아이'처럼 보이려 애썼던 어린 나의 모습들이 생각이 났다. 그때의 나에게 안쓰러운 마음을 담아 이런 말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가 가장 예쁘다.

 

출처 : 멜론앱

 한동안 인생이 참 덧없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큰 보람도 없고 쓸모없이 헛되고 허전하다는 느낌. 그 와중에 누군가 나에게 지금은 기억나지도 않을 내용의 훈수를 두었고 나는 상처받았다. 그래서 회사 선배인 희정언니, 소희언니에게 나의 이야기를 푸념하듯 털어놓았다.     

 "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뭔가 뜻대로 되는 것 같지 않고,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뭔가 싶고, 이래저래 생각 없이 출퇴근만 반복하다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어 운동이라도 하고 있어. 이런 내 삶이 너무 속상해"     

출처 : 멜론앱

 그러자 희정언니가 말해주었다.

     

 "나도 그랬어. 그 당시엔 나이도 꽤 먹은 것 같고 이뤄놓은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땐 까마득한 옛날이고 그때의 나는 어렸고, 그땐 그걸 몰랐고, 다른 사람들이 그냥 늦은 게 아닌가 했을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 하고 나 자신을 꾹꾹 눌러놓은 게 아직도 아쉬워. 그리고 태희 너 이미 잘하고 있고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야. 그러니깐 다른 사람들 말에 상처받지 말고 앞으로의 비전을 천천히 찾아보자!"

 

 나의 현재와 앞으로는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든든했다.     

 "그리고 우리 셋 다 다 멋진 사람 되어서 나중에 부자 아줌마 브런치 모임 하자. 남들 일할 때, 우리는 머리 세팅 잔뜩 받고 꾸안꾸로 나와서 브런치 먹는 거야!”

 

 속상해하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미래에는 우아한 일탈도 해보자는 언니의 농담 섞인 말에 웃음이 나왔다.     

 잃어버린 내 눈빛과 총기를 먼저 되찾아야지. 좀 돌아가면 어때. 한 번뿐인 인생 잘 살아보자. 그리고 잊지 말아야지. 항상 나를 믿고 지지해 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도 많다는 걸.    

 

  사실 사람들은 흥미만 있을 뿐, 남에게 큰 관심이 없다. 남들이 뭐라 하건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보이려고 아등바등 애쓰지 말고 가장 예쁜 자신을 생각하자.  

   

 나는 나다울 때 가장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