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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희 Oct 09. 2020

내 이름은 김태희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름은 한 사람을 바로 나타낼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름이란 부모가 자식에게 지어주는 ‘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름은 남들과 구별 짓게 해주는 만큼, 그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기도 한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이름이니 많은 부모가 작명소에 가 이름을 손수 받아오기도 하지 않는가?     


 이름 때문인지 나는 늘 가십의 대상이 되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예인으로 손꼽히던. 화려한 미모는 물론 대한민국 최고의 S대를 나와 지성까지 겸비한 그녀와 같은 이름.    


 김태희

 台 별 태 喜 기쁠 희, 이게 나의 이름이다.     


 내가 태어났을 땐 그녀가 데뷔 이전이니 나의 부모님은 이 이름을 그녀를 따라 지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내 이름은 아빠 친구의 부인의 오빠인 학문을 연구하시던 훈장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리고 훈장님은 나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이다. 훈장님에 대한 이야기는 내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쓴 글에서 더 하도록 하겠다.


출처 : 스토리제이컴퍼니 포스트


 김태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때문인지 어렸을 때 나는 늘 놀림거리가 되었다. 못생긴 사람의 이름보다 낫지 않냐고 다들 말했지만 그래도 나는 내 이름에 담긴 묘한 책임감 때문인지 내 이름이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어릴 땐 이름을 바꿔 달라 한참 울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졸라도 장난감을 사주지 않던 단호한 눈빛을 한 엄마 아빠를 보고 나는 내 이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평소엔 부담스러운 이름인 건 사실이지만, 이런 내 이름에도 장점이 있었다. 바로, 누구든 한번 들으면 잊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커서 알고 보니 내 이름은 꽤나 흔한 이름이었다. 나와 짧게 만났을지라도, 동명이인의 연예인의 이미지 덕인지 나를 긍정적으로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에 반해 단점은 내가 어떤 무리를 대표하는 사람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2학년 2반에 어떤 일이 있었대,

 아 그 김태희 있는 반?    


 사람들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훈훈한 이야기를 이야깃거리로 일삼지 않는다. 다들 자극적이거나 좋지 않은 말로 남을 헐뜯는 이야기를 즐겨한다. 그래서 나의 이미지는 늘 다양했다. 누군가는 좋은 친구로 누군가는 재수 없는 친구로 나를 기억하곤 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름을 쉽게 기억했지만, 반면 나는 새로운 곳에 소속되었을 때, 그들의 이름을 단번에 기억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빗어진 오해들과 혹은 나에게로 집중되는 관심에 대한 시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은 시답지 않은 농담을 늘 들어야 했다.    


 네 이름이 김태희이면 난 송승헌이야.    

 

 웃기지도 않았다. 나를 이야기하자면 나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얘기해본다. 서론이 좀 길었다.     



 이 글은 커서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이 되겠다는 나의 꿈을 몸소 실현하는 첫 번째 글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어린 마음에 죽어서도 사람들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물론 이 글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쓸 글들은 위인전에 나올만한 내용은 아니다. 중요한 건, 나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이름을 남기기 좋은 방법은 천하에 나쁜 인물이 되는 게 아닐까 나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웠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N잡을 실현하고 싶은 또 다른 꿈에 대한 출발이기도 하다.    


 내 인생은, ‘김태희’라는 석 글자의 제목이 붙은 하나의 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책은, 내가 새로운 사건을 만나고 성장할 때마다 20대라는 챕터에서 여전히 새로운 내용이 수록되고 있을 것이다.     


 멋진 어른이란 내가 어렸을 때 원했던 것을 실현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상상 속에만 존재할 김태희라는 제목의 책을 현실로 존재하게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내가 직접 지면에 생생하게 써 내려 가보기로 했다.    


 아직도 새로운 이야기를 채워 넣을 지면이 많이 남은 책이나 다름없는 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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