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노년의 안타까움을 짧은 웃음으로 넘긴다...
작년 초 롯데 타임빌라스 내 서점에서 특이한 제목으로 눈길을 끌었던 책이
이번 글에서 소개할 책인 "사랑인 줄 알았는 데 부정맥"입니다.
그땐 제목만 보고 책에 대해선 노인 분들의 에세이거나, 소설이겠거니 하고 웃고 지나쳤습니다.
최근 우연한 기회로 읽었는데, 한 명의 작가가 쓴 에세이나 소설이 아니라, 여러 일반인이 작성한 '센류'를 모아놓은 책이란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센류'는 저도 이번에 알게 된 문학 형태인데,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라고 합니다. 짧은 시구이기 때문에 한눈에 와닿는 글귀이지만, 내용은 함축적입니다.
제목인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도 사실 이 책의 '센류' 중 하나입니다.
센류 하나하나가 유쾌하기도 하지만, 왜인지 마음이 짠해지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화의 과정을 겪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전에 신체적 능력, 사회적 위치에서 퇴화하기 때문에 새롭게 겪게 되는 현실은 녹녹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똑같이 부족한 능력과 위치를 부모를 비롯한 어른의 도움을 받았지만, 노인은 그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고, 사회적으로 도태되었다고 하여도 '어른'이기 때문이겠죠.
제목을 읽게 된 계기는 웃음을 짓게 한 제목 때문이었지만, 하루하루 나이를 먹으며 노화가 일어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웃고 넘기기 힘든 글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