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서는 격주로 금요일을 '특식 Day'로 운영한다. 평소 구내식당에서 제공하는 식사 대신, 직원들이 좋아하는 햄버거, 샌드위치, 그리고 김밥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늘은 SUBWAY 샌드위치가 메뉴였다.
샌드위치를 가지러 갔다가 모여있는 직원들과 잠시 수다를 떨었다. 모두가 이 특별한 메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한 남자직원이 이미 샌드위치를 두 개째 먹고 있다길래 다음에는 좀 더 많이 주문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특식 Day'가 경영진 사이에서 한 번 논의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주된 고민은 회사가 그렇게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제공하는 게 올바른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래서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더 건강한 (그리고 가격이 더 비싼) 대체 메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직원들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직원들은 햄버거와 콜라를 먹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고 김밥과 떡볶이를 회사에 비치된 컵라면이랑 함께 먹는 것을 그리워했다. 우리는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30대 초중반으로 젊다고는 하나 “성인”의 식사 선택을 너무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게 되었고, 다시 원래의 '특식 Day' 메뉴로 돌아갔다.
이 경험에서 간단하지만 중요한 교훈을 얻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식사 선택에서건 일에 있어서건 지나치게 간섭받거나 관리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율성’은 아마도 인간의 선천적이고도 본능적인 욕구 중의 하나가 아닐까. 회사라는 조직에는 특정한 목표, 한정된 자원과 지켜야 할 규율이 있지만, 가능한 범주 내에서 최대한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창의성을 촉진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부서장에게 유망한 직원들에게 업무 부여할 때 좀 더 많은 직무자율성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금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이다. 때로는 직원이 상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거나, 아이들이 부모를 능가할 수도 있다. 이런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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