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이요..?" 아기집에 조그마 낳게 있던 난황의 초음파 사진을 받아 들고 먹먹함과 당혹스러움에 어쩔 줄 몰라했던 때가 그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선명한데 그때가 4주 3일인가 그랬는데 어느덧 우여곡절 끝에 37주 6일 막바지 출산일을 앞두고 있다.
나의 임신기간 정말이지 우여곡절 많았고 바람 잘 날 없는 연속의 임신기간이었다. 임신 초기 4주~7주 사이에는 태아의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태아상태를 장담할 수 없어 힘든 시기를 보냈으나 다행히도 6주쯤에 96 bpm으로 심장이 조금씩 뛰어주는 게 눈에 보였고.
임신 10주쯤에는 팔다리가 나오는 흔히들 이야기하는 젤리 곰 형태의 모습을 보며 신기함을 느꼈고 11주에는 1차 기형아 검사를 하면서 입체 초음파로 너의 모습을 보았고 임신 14주쯤에는 너의 성별이 너무 궁금해서 정기적으로 다니는 병원 말고 다른 동네병원 가서 너의 성별을 70% 정도 알고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남들 다하는 초음파 앨범도 사서 초음파 사진도 정리해서 붙여보기도 하고 뱃속에 있을 때 불러줄 수 있는 이름인 태명도 짓느라 고민하던 때도 있었다. 남들 흔히 짓는 태명은 또 싫어서 고민고민하면서 지은 태명인 "뚜기" 다들 잘 지었다 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잘 지은 태명인 것 같다.
임신 16주와 18주 때는 초음파상으로 보이는 너의 손과 발 그리고 얼굴 그리고 남자아이라는 성별의 확실함까지 알게 되며 아들 맘이 됐다는 기쁨 속에 좋아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임신 초기 4주~18주의 임신기간을 잘 보내나 싶었다.
임신 19주 차 잘 있는지 궁금해서 찾았던 산부인과에서 배 속에 아기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게 되고 다니던 병원에 바로 가서 초음파를 보고 피검사를 다시 하고 뚜기상태 예후가 좋지 않음을 알고 또다시 절망에 빠진 적도 있었다.
임신 20주 차에 겨우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해서 두 달 동안 병원 다니며 경과를 지켜보며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괜찮아지길 바라주며 27주까지 힘겨운 시간들을 버텨온 시간도 있었다. 오로지 뚜기가 잘 이겨내 주길 바라주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던 시기가 있었다.
그 와중에 24주 임당 검사 때 다행히도 임당 수치는 안전하게 통과를 했고 그때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던 우리 뚜기의 입체 초음파 모습을 보며 아기 아빠를 많이 닮았다며 초음파 사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자랑을 하며 좋아했던 시기도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아픈 와중에도 잘 버텨주는 뚜기가 너무 기특하기도 했다.
27주와 28주가 될 무렵에는 정말 말도 안 되게 배 복수 둘레가 조금씩 잦아들어가는 게 눈에 보였고 호전의 증상을 보여주고 있어 줬고 아주 잠시나마 한숨을 돌리는 시기도 있었다. 정말 한 주수 한 주수 넘어오면서 롤러코스터 타는 거 마냥 매 순간 위기였다.
29주 차 때 뚜기의 출산을 염려해서 니큐가 있는 3차 병원인 세브란스병원으로 한차례 더 병원을 전원 하면서 뚜기의 상태가 생각보다 더 안 좋음을 알게 되고 불안과 걱정의 시기를 보내던 임신 후기의 시기도 있었다.
29주 차부터 현재 37주까지 출산을 앞두고 있는 현시점까지 매 순간순간이 위기였고 고비였다. 그렇지만 그 순간순간마다 뱃속에서 잘 버티고 20주 지나서 느꼈던 우리 뚜기의 태동과 함께 지금까지 잘 견뎌내 준 우리 기특 뚜기가 그저 대견하고 고맙고 감사하기만 하다.
임신기간이 종료가 되고 이제 엄마와 완전히 분리가 돼서 이제는 뚜기가 오로지 혼자서 잘 이겨내 주고 차료를 받아야 한다면 그 과정 또한 혼자 잘 이겨내야 하는데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얼마나 안 좋은 건지는 태어나 봐야 안다.
그래서 엄마도 출산 이후의 앞으로의 나날이 더 걱정되고 두렵기만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 왔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늘 그래왔듯이 뚜기 믿으니까.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분명히 뚜기아빠가 우리 뚜기 무사히 잘 태어날 수 있게 그리고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해 줄 거라 믿으니까.
임신 극 초기 때 임신임을 알고 미혼모 시설에 찾아와서 생활하면서 제때제때 병원에 다니지 못했다면 아마 뚜기의 상태를 제때 바로 알아채지도 못했고 잘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옆에서 같이 걱정해 주시고 같이 힘들어해 주시며 지금까지 같이 함께 와주신 여러 선생님들을 비롯해 임신 전 기간 동안 같이 함께 병원 다녀주신 간호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기도로 임신기간을 종료함을 알리려 한다.
" 엄마도 뚜기도 씩씩하게 잘 견디고 출산 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임신기간 동안 수많은 고비가 매 순간 있었지만 잘 왔으니 또 잘 견뎌왔으니 태어나서도 잘 견디고 무사히 엄마품으로 제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태어나는 소중한 한 생명을 지켜주세요. 그리고 그동안 함께 걱정해 주시며 응원을 해주셨던 여러 선생님들을 비롯해 임신 전 기간 함께 병원 진료에 동행하며 많은 힘이 되어 주셨던 간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 뚜기를 잘 지켜주세요.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