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친다. 기온은 점점 내려가고, 하얀 눈이 세상을 덮기 시작한다. 나는 그 속에서 여름을 떠올린다. 여름은 항상 우리에게 뜨겁고 자유로운 시간들을 선사해 주었고, 그 뜨거움 속에서 모든 것이 흐트러지고, 모든 것이 살아있는 듯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 겨울이 오고, 여름의 기억들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한때 뜨겁게 타오르던 그 여름의 불꽃은 이제 시들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차가운 공기만 남았다.
겨울의 차가움은 참 묘하다.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겨울이 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길을 걷는다. 주변은 고요하고, 하얀 눈은 모든 것을 덮어버린다. 그 속에서 나는 여름을 떠올린다. 여름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는 그곳에서 느꼈던 자유와 따뜻함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추운 겨울날, 갑자기 찾아오는 불현듯한 그리움이 된다.
그리움은 언제나 우리가 떠나보낸 것에 대해 갖는 감정이다. 여름의 끝을 맞이한 나는 그때의 뜨거운 날씨와, 그때의 따뜻한 기억들이 그리워진다. 여름은 항상 우리에게 넓고 끝없이 펼쳐진 공간을 준다. 그 공간 속에서 우리는 아무런 구속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유는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고, 겨울의 문이 열리면 그 자유는 점점 좁혀진다. 여름의 마지막 날, 나는 여름의 끝을 실감하며, 그때의 여유와 행복을 붙잡으려 했지만, 그것은 끝내 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겨울이 되면, 여름의 기억은 점점 더 흐릿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리움 속에서 여름을 다시 찾으려 한다. 하지만 여름은 아무리 찾으려 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때의 따뜻함, 그때의 시간은 이미 지나가고, 우리는 그때를 떠나보낸 이후로 그리움만 남는다. 겨울은 너무 차갑고, 그 속에서 우리는 여름을 그리워한다. 여름은 이제 더 이상 내 손에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다. 나는 겨울 속에서 여름을 떠올리며, 그때의 따뜻함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대해 다시 손을 내밀어 본다. 여름은 이제 나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 그 자리는 차가운 겨울의 바람이 대신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리움은 여전히 나를 붙잡고 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느꼈던 자유로움과 온기는 그리움 속에 녹아들어, 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다. 나는 여전히 그 여름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겨울이 아무리 차가워도, 여름의 기억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여름은 떠났지만, 그 여름이 내게 주었던 것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를 넘어선 것이다. 여름은 나에게 자유와 여유를 주었고, 그 속에서 나는 삶을 온전히 느꼈다. 이제 겨울이 되어 그 기억들을 되새기면, 그때의 여유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여름의 뜨거움, 그 속에서의 평화로움은 이제 내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되살아난다. 겨울 속에서도 그 기억들은 내 안에서 따뜻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또 다른 여름이 올 것이다. 하지만 그 여름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여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계절을 지나며 살아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여름이 다시 오겠지만, 그때의 여름은 내가 그리워했던 그 여름이 아니다. 그 여름은 과거의 여름, 지나간 여름이다. 그러나 그 여름의 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 끝이 나의 마음에 남아, 추위 속에서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겨울 속에서 여름을 떠올린다. 그때의 따뜻함과 자유로움을 그리워하며, 이제 겨울을 살아간다. 여름은 지나갔지만, 그 기억은 나와 함께 한다. 겨울 속에서도 그 여름의 끝을 떠올리며, 나는 내일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