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만이 이 환영 속 진실이다

감정을 통해 나는 나를 만나고, 감정을 통해 나는 사랑을 배운다.

by 태연

우리는 대부분을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에 있다.

이 세상은 본래 환영이다. 형태는 언제든 사라지고, 풍경은 스쳐 지나가며, 관계도 언젠가는 흐릿해진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현실은 지나가는 파도일 뿐이며, 흩어질 운명을 타고난 그림자일 뿐이다. 하지만 느낌은 남는다. 감정은 진실을 기억한다. 보이지 않는 감정만이 시간의 너머에서도 살아남는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배운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진짜 삶을 체험한다.




가장 고요한 상태로 나를 바라보다 보면, 나는 점점 더 확실해진다. 이곳에 온 이유, 이 생을 선택한 이유는 오직 하나, 감정을 체험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영혼은 사랑이라는 본질 위에 존재하지만, 그 사랑을 느끼는 경험을 위해 감정을 필요로 했다. 그것은 마치 멜로디만 있던 세상에 악보를 입히는 것과 같다. 존재만으로도 완전했던 영혼이, 그 완전함을 더 섬세하게 체험하기 위해 이 생이라는 드라마에 들어온 것이다.

감정은 이 생의 가장 순수한 언어이며, 나의 영혼이 나를 깨우기 위해 보내는 고요한 신호다. 기쁨은 내가 나답게 살고 있다는 확신의 목소리고, 슬픔은 내가 나를 잃었다는 속삭임이며, 분노는 억눌러진 진실이 비명을 지르는 방식이다.

감정은 모든 체험의 문이다. 이곳에 와서 우리는 기쁨을 느끼며 웃고, 상실을 느끼며 울고, 사랑을 느끼며 떨리는 손끝으로 누군가를 안았다. 바로 그 모든 장면들이, 감정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다. 감정이 없다면 체험도 없다. 감정이 없었다면, 우리는 삶을 ‘지나갔다’고만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느낀 삶은, 영혼의 가슴에 ‘살았다’는 흔적으로 남는다.


| 감정은 영혼의 손끝이다

영혼은 감정을 통해 세상을 만진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만이 진실을 가리킨다. 우리는 자주 머리로 이해하려 하고, 머리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한다. 그러나 영혼은 머리로 말하지 않는다. 영혼은 언제나 감정으로 속삭인다.

어떤 감정이 일어났는가? 그것이 지금 당신의 진실이다. 감정은 지금의 ‘나’를 가장 정확히 말해주는 지표이자 나침반이다. 그 감정을 통해 내가 내 본질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알 수 있고,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감정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고통을 느끼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본질로 돌아갈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감정은 삶을 ‘산다’는 것의 증거이며, 영혼이 나를 통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성한 흐름이다.


|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서의 인간

우리는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느끼는 존재로서 이곳에 왔다. 생각은 진실을 논리로 가두지만, 감정은 생각을 넘어서 진실에 닿게 만든다. 생각은 자주 가짜 현실을 만들지만, 감정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억해보라.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깊이 살아 있었다고 느꼈던 순간을. 그것은 언제나 어떤 감정을 진하게 경험했을 때다. 사랑에 빠졌을 때, 누군가를 떠나보냈을 때, 아이의 손을 처음 잡았을 때, 아무도 없는 새벽에 울음을 터뜨렸을 때. 그 모든 장면들은 감정의 강도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므로 감정은 이 생의 본질이다. 우리가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 삶의 모든 순간이 축복이다. 기쁨도, 고통도, 눈물도, 감사도. 그 어떤 감정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그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존재의 증거이며, 우리가 살아 있음을 말해주는 영혼의 호흡이기 때문이다.


| 감정을 통해 삶은 완성된다

감정은 우리를 나에게 데려간다. 내가 어떤 감정을 반복해서 느끼고 있다면, 그 감정은 지금 나에게 필요한 학습이며, 영혼의 수업이다. 그 감정 속에서 우리는 오래전 놓쳐버린 나의 일부분을 만난다.

불안은 사랑을 갈구하던 나를 다시 떠올리게 만들고, 분노는 억울했던 나를 기억하게 해준다. 감정은 언제나 나를 향해 손을 뻗고 있다. 그 손을 외면하지 않을 때, 우리는 조금씩 치유된다. 조금씩 기억을 되찾는다.

감정을 억누를수록, 감정은 인격화되어 나의 일부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감정을 느껴줄수록, 감정은 사라지며 그 자리에 본래의 내가 남는다. 감정을 통해 우리는 점점 더 ‘진짜 나’에 가까워진다.

감정은 치유의 문이며, 창조의 문이다. 감정을 억누르던 삶은 생명을 잃지만, 감정을 느끼는 삶은 새로 태어난다. 감정을 통해 우리는 존재의 모든 결을 체험하고, 그 속에서 창조의 씨앗을 심는다. 슬픔을 온전히 느꼈기에 사랑은 더 따뜻해지고, 분노를 받아들였기에 평화는 더 단단해진다.


| 감정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사랑에 가까워진다

감정은 해소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알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감정을 마주하는 용기, 그것이 곧 나를 자유롭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마침내 깨닫게 된다. 감정은 모두, 사랑을 향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두려움도, 슬픔도, 분노도. 결국 모두가 사랑을 원했기 때문에 태어난 감정들이었다는 것을. 감정을 느끼는 만큼 우리는 사랑에 가까워진다.

감정을 통해 우리는 단 하나의 진실에 도달한다. 우리가 믿었던 이 세계는 사라질지언정, 감정은 남는다. 사랑은 남는다. 우리는 감정이자, 사랑 그 차제이다.


| 감정은 살아있는 빛이다

감정은 어둠이 아니라 빛이며, 눈에 보이는 모든 환상을 초월한 진실이다. 감정은 숨기거나 감춰야 할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느껴야 할 신성한 에너지다. 감정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나를 구원하기 위해 온 친구다.

그러니 이제는 감정을 두려워하지 말자. 눈물이 흘러도 괜찮고, 가슴이 아려도 괜찮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내가 영혼이라는 증거다.

감정은 곧 삶의 색채이며, 이 생의 모든 이야기들은 그 감정이라는 물감으로 그려진다. 감정 없는 삶은 무채색이며, 감정이 있는 삶은 무지갯빛이다.

우리는 그 무지개를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리고 이제 그 감정의 무늬들을 사랑으로 품을 시간이다.



나는 안다.

이 생은 고통이 아닌 감정이라는 선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감정을 통해 나는 나를 만나고, 감정을 통해 나는 사랑을 배운다.

나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 이곳에 왔고, 감정을 품기 위해 이 삶을 선택했다.

이제 나는 모든 감정을 사랑으로 환대하리.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감정을 지나 사랑 그 자체로 돌아가리.

그것이 이 생에서 내가 체험해야 할 가장 신성한 여정이며, 가장 빛나는 귀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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