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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엽시계 Jul 04. 2022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터커 & 데일 vs 이블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얼굴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각종 모임에서든 우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많은 사람과 싫든 좋든 인연을 맺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관계 속에서 친해지는 사람도 있고 사이가 안 좋은 사람도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사람의 외모만을 보고 그 사람은 그 것이라는 단정을 짓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는 말이 있고 그 말이 옳다는 것을 알지만..

“사람 생긴 대로 논다”는 말을 우리는 더 신봉하는 것 같다.     




외모가 무섭게 생긴 사람은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한다.

누구도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그 사람은 그럴 것이라는 단정을 짓고 괜히 그 사람을 피하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이들에게 그는 과거에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주위에 전파하기도 한다.


안 좋은 소문은 금방 퍼져 언제부터인가 그 사람 주위에는 사람이 하나 둘 멀어져 가는 것을 보기도 한다.     

그 사람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그냥 외모가 조금 무섭게 생긴 것일 뿐 마음은 참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인데 말이다.

그 사람은 같은 실수를 하더라도 더 혹독한 평가를 받기도 한다.

“생긴 대로 논다더니.. 쯧쯧쯧..."     



그에 반해 얼굴이 예쁜 여성이나 잘 생긴 남성은 좋은 평가를 듣게 된다.

예쁜 여성이 주위에 친절을 베풀면 “얼굴도 예쁜데 마음도 착하네."

잘 생긴 남자가 몸매라도 좋으면 “잘 생긴 남자가 운동도 잘하네.”등등..     

뭐 가끔은 “기생오라비처럼 생겼네” “꼭 술집 다니는 여자 같네”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은 해도 어쩌면 인간 모두는 잘 생기고 예쁜 사람한테 더 호감을 느끼게 되는 건 사실일 것이다.

잘 생기고 예쁜 걸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     


하지만 못 생기고 무섭게 생긴 사람한테 굳이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을 텐데 왜 그런 현상이 만연한지 같이 못 생긴 나로서는 의문들 때가 많다.     

혹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어린 시절부터 잘 생기고 예쁜 것이 선하고 정의로운 것이다라고 세뇌를 받아 온 영향은 아닐까?     




어린 시절 동화책의 주인공은 모두가 미남 미녀들이었다.

악당들은 죄다 외모가 못 생긴 걸 떠나서 흉측하게 묘사된다.     


어디 어린이 동화책뿐일까.

방송에서 나오는 드라마, 예능 등에서도 주인공은 항상 미남 미녀의 몫이다.     


그뿐이랴 역사 드라마를 보아도 주인공은 죄다 미남 미녀다.

역사 드라마의 왕들은 죄다 훈남에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멋지다.

우리 역사 속의 임금들 중에 추남에 키 작은 이는 진정 단 한 명도 없었단 말인가?     


하다못해 역사책 속에 추남으로 기록된 인물조차도 드라마 속에서는 미남 배우가 주인공 역으로 나온다.

연기력이 늘 문제가 되는 배우조차도 미녀라는 이유로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대한민국에 미남 미녀가 아닌 사람은 절대 주인공이 될 수가 없는 것일까?

그런 현상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성형 공화국이 된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잘 생기고 예쁜 것을 좋아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나 역시도 잘 생기고 예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보통사람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조금 무섭거나 못 생긴 상대라 하여도 편견을 갖고 그 사람을 쉽게 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믹 공포 영화 “터커&데일 vs이블”이란 영화를 감동 있게 본 기억이 있다.

코미디 영화에 무슨 감동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웃음이 주는 감동은 조금 달랐다.     


한 시골 마을에 터커와 데일 두 친구가 함께 살고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순박하고 착하지만 조금 아니 많이 억울하게(?) 생긴 외모를 가진 이들이다.


그들이 사는 마을에 호러 영화 동호회 친구들이 캠핑을 오게 되고 그들은 터커와 데일의 외모만을 보고 그들이 시골에 숨어 사는 연쇄 살인마라고 단정을 짓는다.


동호회 이들은 터커와 데일을 살인마라고 단정해 그들을 처단하려 하지만 자신들의 실수로 인한 사고로 죽게 되고 그럴수록 동호회 친구들은 터커와 데일을 살인마로 확신하며 계속 순박한 두 사람을 해치려 하다 자신들이 죽음 맞게 되는 이야기.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해 갖는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영화 같다.

상대를 외모로만 평가해 확신해 버리는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체 Evil (이블) 악마가 돼버린 것이다.     




잘 생기고 예쁜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너무 외적인 면만을 상대를 대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외적으로 보이는 면만을 가지고 그 사람을 정의해버린다면 어쩌면 나 자신을 악마로 만들 수 있고 그 상대를 악마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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