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그모어 Apr 23. 2024

A.PRESSE

배려도 아닌, 이기심도 아닌, 우선순위에 대하여

이런 겁니다.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아직 저는 부모님과 지내고 있는 캥거루족입니다. 가령 제가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치면, 프로 다이어터인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성공은 5%가 운동이고 95%가 먹는 것에 좌지우지된다는 것을요.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은 매일 12시간(자는 시간 포함) 공복 유지입니다. 저녁 6시 이후로 금식하면 건강에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죠. 그저 저녁 6시 이후로 안 먹으면 되는데. 굉장히 심플한 건데. 그게 그리도 어렵지요.


게다가 이런 이슈와도 부딪힙니다. 퇴근하고 온 아들내미 맛있는 밥 차려주고 싶어 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말이죠. 표독스럽게 다이어트한다고 안 먹겠다고 선언하는 아들이 되느냐. 차려주신 밥을 맛있게 뚝딱 먹는 아들이 되느냐. 제 선택은 늘 후자가 되어, 제 다이어트 결심은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에요. 물론 제 몸 자체도 배부르고 만족스러워합니다만, 제 시점으로 바라본 체중계 위의 숫자는 변함이 없었더랬죠.


뭐, 정답이 없는 얘기입니다.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 그러나 이런 선택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마음 한켠에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커지고 그 불만족스러움에 결국 자기 자신을 갉아먹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최악은 왜 그 우리 가장 빠지기 쉬운 길 있잖아요. 남 탓. 엄마 탓.



사람과 사람이 교류할 때, 둘 사이의 힘이 공평하게 5:5인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반드시 한쪽의 관성이 0.1이라도 더 세기 마련이고 다른 이는 거기에 이끌려 따라붙기 마련이에요. 이처럼 관계라는 것은 결국 한쪽이 액션(Action)을 크게 하면 다른 한쪽이 거기에 따른 리액션(Re-action)을 하는 양상으로 가곤 하죠.


누군가 그랬습니다. 관계가 틀어지면, 그건 마치 교통사고처럼 무조건 쌍방과실이라고요. 무릇 액션을 한 이를 탓하기가 쉬운데, 상대의 액션에 리액션한 이에게도 분명한 과실이 있다는 겁니다.(물론 폭력은 결코 이 범주에 속하지 않습니다)


내가 바라는 바. 내지는 추구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잘 알려야 합니다. 물론 제가 바라는 바가 상대방과 아주 깊은 갈등까진 아니어도 살짝 긁히는 정도의 경미한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조차 싫어 습관적으로 피하게 되면, 제가 가고자 했던 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핸들을 무리해서 틀게 됩니다. 때로는 상대방과 부딪히더라도 그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임을 표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땐 그 관계를 오래오래 건강하게 가져가는 비법 같아요.


자르면 안돼요! 실밥 아니고 디테일입니다!


맞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식사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구운 계란과 고구마를 먹는 리액션을 보였어야 했어요. 다이어트하고자 하는 제 의지가 얼마나 진심인지 어머니에게 와닿게 보여드려야 했던 것이죠. 물론 어머니가 그 순간엔 살짝 서운해하실 수 있지만, 제가 바라는 바는 명확하게 전달이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이후엔 오히려 제 다이어트를 지지해 주시는 쪽으로 조금이나마 액션을 해주시겠죠.


거절은 결코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이 아니에요. 그저 우선순위에 의한 선택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의 잣대는 항상 자기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망각합니다. 고집을 부려야 할 때는 고집을 부려줘야 합니다. 저는 이를 건실한(?) 고집이라 부르고 싶어요.

바로 이 아프레쎄(A.PRESSE)처럼 말이죠. 아프레쎄는 어떤 휘둘림 없이 스스로의 잣대를 잘 지켜내는 브랜드 같아요. 2021년도에 론칭된 브랜드인데, 아직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실한 고집이 엿보여요. 바꿔 말하자면 이 브랜드가 지닌 우선순위가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멋진 브랜드야!”라고 외치는 큰 맥락보다, 그저 아이템 하나하나가 돋보일 수 있도록 아이템 자체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높이 평가받는 브랜드입니다.


Instargram @a.presse_


그래서인지 아프레쎄 아이템들을 보면 딱 그런 아이템들의 집합체입니다. 분명 눈으로 많이 보아온 아이템 같아서 ”엇, 비슷한 거 빈티지 스토어나 SPA브랜드에서 하나쯤 가성비로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고 쉽게 자만하지만, 각 잡고 찾으려면 절대 없는 그런 아이템들요.



그런 아프레쎄의 셔츠가 태그모어에 곧 입고될 예정입니다. 아프레쎄의 건실한 고집이 담긴 셔츠를 입고 건실한 고집부리며 지내실 분. 어디 안 계실까요?


TAGMORE :: 이 아이템 구매하러 가기

이전 04화 MY RESOLUTION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