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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Nov 17. 2023

3. 혹시, 단골 미용실 있나요?

오늘이 연재일인데 한 주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미적거리다 그래도 약속을 지키고 싶어 쓴다.



나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중단발 상태다. 펌을 했지만 제대로 나오지 않은 건지 관리를 못 한 건지 부스스하다. 현재 사는 동네에 3년 가까이 살면서 미용실은 1군데만 다닌다.


새치 염색을 자주 하느라 미용실을 다니는데 웨이브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1년에 1~2번 할까 말까 하는 펌 때문에 새로운 곳을 찾아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몇 번 하지 않았지만 원하는 웨이브가 나오지는 않는다.


까다로운 아들도 몇 군데 미용실을 거쳐 지금 자르는 곳이 제일 괜찮다고 한다. 우리 집 4 식구 중에 가장 까다롭다. 그렇게 온 식구가 한 곳을 다니니 옮기기도 쉽지 않다.


나는 조금 답답하게도 하나를 정하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곳으로 찾아다니지만, 2~3번 마음에 들면 정착하는 편이다. 그래서 한번 인연을 맺으면 최소 3~4년은 꾸준하게 다니는 것 같다.  


성격이 내성적이고 사람과 사귀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새로운 곳이 두렵다. 특히나 미용실은 조금 어려운 곳이다. 미용실이 많지만 나에게 맞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를 와서 무조건 집 앞으로 갔는데, 나를 제외한 3인이 모두 불호였다. 사실 나는 새로운 미용실을 갈 때 가족들을 먼저 시술시킨다. 어쩌면 그래서 나와 맞는 미용실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각자 성향이 다르니 말이다.


요즘 내 앞머리에 나타난 새치를 보면 고민한다. 추석쯤 머리를 했으니 2달 정도 되었다. 어서 새치염색을 하러 가야 하는데 이런 고민이나 하고 있다니. 오랜만에 한 웨이브가 마음에 안 들었다. 펌은 할 때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이야기를 해도 되는데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지났다. 단골이라지만 몇 번 가지도 않으니 가서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기도 그렇다.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보다 불편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당분간 웨이브를 할 일은 없어서 그냥 다녀야지 하는 마음이 더 크다.


다음 주에는 염색하러 가야 한다. 글을 쓰다 보니 아직은 옮길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다. 나는 새로운 곳을 찾아 옮겨 다니기보다 지금 미용실을 당분간은 다닐 것 같다. 이것도 취향이라면 취향일 듯,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고 나처럼 한 곳을 오래 다니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 그냥 미용실이라기보다 이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다. 한 가지만 본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당신은 단골 가게가 있나요?


[나는 나를 알고 싶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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