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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Aug 03. 2022

K-할머니 그리고 어떤 사랑의 종말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 아버지가 장례미사를 신부님께 부탁드리며 할머니의 인생에 대해 썼던 글을 가끔 떠올린다.  글은 '평생 남편과 자식밖에 몰랐던 우리 어머니-' 시작했다.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그 문장대로 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한다. 나는 절대 그 문장처럼 살수가 없다. 결코 희생할 수 없는, 깎여지지 않는, 내가 있다.


아기를 데리고 산책하면 정말 많은 할머니들이 말을 건다. 어찌나 다들 오지랍도 넓으신지 모른다. 애 춥다, 담요를 덮어라, 양말을 입혀라, 등등. 처음에는 조금 언짢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그녀들의 인생에 자식을 키우는 일이 그만큼 중요했겠구나 싶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여자들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바쳤던 그녀들의 사랑도 참 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천국이 있다면 우리 할머니, 그리고 수많은 K-할머니들이 가장 높은 곳에 계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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