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소몰듯 방으로 들여보낸다. 이렇게 강제로 들어가라고 하지 않으면 도무지 잘 생각이 없는 아이들이다. 조금 더 놀고 싶다고 떼쓰다가 안 통하니 책을 보다가 자겠다고 한다. 책을 본다고 하면 엄마가 마음이 약해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딱 십분 만이다, 하고 안방문을 닫고 나와서 나역시 서재로 가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가끔씩 시간을 놓쳐 가보면, 삼십 분째 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무한의 시간을 주고 싶지만, 이미 열한 시가 넘은 시간이라, 불을 끄는 수밖에 없다.
문 앞에 서서, 잘 자! 하고 돌아서면 둘이서 동시에 아우성이다.
-엄마! 안아줘야지.
-엄마! 사랑한다고 말 안 해줬잖아.
-엄마! 등도 긁어줘야지.
매일 밤마다 듣는 소리지만, 나는 문 앞에서 또 똑같은 말을 외친다.
-오늘은 그냥 생략하면 안 될까? 우리 인사만 짧게 하고 자자.
그랬더니 남매는 우는 시늉을 한다. 그러면 난 마음이 약해져서 아이를 차례로 안아주고 볼에 뽀뽀해 주고, 귓가에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아기 때부터 등을 긁어주면 잘 잤던 첫째는 아직도 그 잠버릇을 가지고 있기에, 잠이 들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오 분 정도 등도 긁어준다.
나가기 전, 한번 더 안아주면 둘째는 나를 꼭 안고 놔주질 않는다. 억지로 떼어낼 때도 있다. 어쨌든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안아주고 나오면 둘은 기분 좋게 엄마도 잘 자!라고 말한다.
잠자기 직전 이런 의식을 행한 건 몇 년 된 거 같다. 책을 읽어주며 재우던 버릇이, 이제 읽어주는 것대신 인사로 바뀌었다.
매일 밤마다 두 아이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 행위는 내게도 안정감을 준다. 아이들이 내게 갈구하는 애정을 통해 역으로 사랑을 느끼는 거다.
언젠가 오스틴클레온의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이란 책에서 아래와 같은 벤 다이어그램을 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