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일을 한 혹독한 대가

아직 끝이 아니다

by 김소영

사랑하고 좋아해서 직업으로 삼은 일이 잘 되어 대박을 치면 우쭐하겠지만, 망했을 때의 상심은 더 크게 다가온다.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히 여겼으며 헌신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

마치 연인을 사랑해서 그 모든 에너지를 다해 헌신했지만, 돌아오는 건, 싸늘히 식은 마음과 미묘한 비난에 허탈해지는 것처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아마도 지금보다 더 좋아하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이 남아있거나, 아직 미흡했거나 사랑한다고 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을지는 본인도 모를 수 있다.


삶은 사랑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러야 할 때도 있다. 성공은 결코 운명처럼 정해져 있거나 보장된 적이 없다. 심지어는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해도, 그 과정은 실패로 얼룩진 패배자의 모습이었는데, 마지막에 겨우 원하는 결과를 얻어서 한 끗 차이로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쥐기도 한다.


어떤 일을 앞뒤 안 가리고 좋아해서, 직업으로 결정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앞뒤 안 가리고 선택해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처럼 인생의 높은 파도를 피할 수 없다.

안전한 사랑이 아니라, 무리하고 험난한 사랑을 선택한 대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안전은 없다.


내가 좋아해서 시작한 직업이 결혼 후 뒤늦게 알게 된 배우자의 참을 수 없는 성격 같은, 새로운 스트레스와 마주할 수도 있다. 더는 이 직업을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일을 해 나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시건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하고 기를 쓰고 문제를 하나둘 해결해 나가기도 한다. 아직은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을 정도로 일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끝까지 그와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는가? 어떤 문제도 함께 헤쳐나가고 싶은가?

이 마음이 없다면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인생은 짧고 무의미한 일에 시간을 쓰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나의 마음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의 진심을 읽어버린 후에는 돌이킬 수 없다.

떠나버린 마음을 모른 척 무시하면서 함께 한다는 것은 가식적이며 시간 낭비일 수 있으니까.


현명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직업과도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 삶은 영원하지 않고 시간도 영원하지 않기에 나의 시간을 존중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일을 하게 되었지만, 직업도 연애처럼 생로병사를 거친다. 살아 있는, 향기를 품은 아름다운 꽃이기에 좋아하는 마음도 한정적이고 생명도 기한이 있다.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


그래서 어쩔 것인가? 사랑하는 직업이라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처럼 아슬아슬하고 영원하지 않으며 우여곡절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랑해도 영원히 맺어지지 못할 수도 있는 것처럼 아무리 진심을 다해도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 직업에서도 망할 수가 있다. 이것마저도 감수하고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겠지만, 세상은 로맨틱한 몽상가들의 사랑으로 지탱이 된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는 늘 뒷전이지만, 그들의 희생이 공동체의 운명을 떠안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오늘도 좋아하고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만, 늘 허탕을 치고 뒤돌아서 쓸쓸해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진심을 누군가는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적어도 당신 스스로는, 자신의 일에 진심이고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당신의 직업에서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을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당신의 직업을 사랑해서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행복할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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