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력의 한계로 아직 미국에서 핸드드립을 잘 살린 커피를 맛보지 못했다. 대학 안에서만도 스타벅스는 기본으로 있었는데 늘 그 지나치게 쓴 커피를 다 먹은 적이 한번도 없다. 몽롱해져가는 용량을 부여잡기 위해 커피에 매달려 보지만 매번 쓰기만 한 스타벅스의 강배전에는 이겨 낼 재간이 없었다. 신선한 커피는 이렇게 무조건 세게 볶을 필요가 없는데 세게 볶으면 과일맛 초콜릿 맛의 커피가 가지고 있는 덕목들이 사라지는데 그럼에도 세게볶는 데는 이유가 있으리라. 내 입도 몸도 그 쓰디 쓴 약탕국의 맛에는 견디질 못한다.
반면에 달달구리나 아메리카노만 있는 커피숍만큼이나 핸드드립을 하는 집이 많아진 한국에서는 커피에 대한 애정이 많은 이들이 가게를 열어 양질의 커피를 접하기가 어렵지 않아서 반갑다. 커피집이 늘어날수록 커피와 비교해서 원재료의 가격이 비싼 전통찻집들이 밀려나 없어진 것은 슬프다 하지 않을 수 없다..지역마다 있었고 인사동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던 전통찻집들은 대부분 국산재료로 직접 만든 차를 내 놓았었는데 커피의 밀려드는 파도에 떠밀려 거의 난파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