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집, [기억되지 않는 대화들]의 첫 번째 이야기
7. 일주일.
딸깍.
"뭐... 뭐 하는 거야!"
서연의 비명이 헬멧 안에서 울렸다.
"빨리 닫아! 이러면 안 돼!"
"뭘 그렇게 놀라. 어차피 게임이잖아. 이런 것까지 리얼하게 할 필요 없..."
하지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쉬이이잉 소리가 들렸다. 우주복과 헬멧 사이로 산소가 무섭게 빠져나가는 소리였다. 서연이 공포에 질려 버둥대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이 오히려 산소를 더 빠르게 배출시켰고, 반작용으로 그녀의 몸은 점점 더 우주선에서 멀어져 갔다.
아직 로프에는 매달려 있었지만, 그만큼 우주선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다. 끝없는 우주 공간 앞에서 서연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마치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것처럼, 그녀는 완전한 무력감에 휩싸였다. 필사적으로 헬맷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무중력 상태에서는 그 작은 동작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서연은 손짓으로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했다. 민준도 본능적으로 사다리에서 손을 떼고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 순간, 현실이 그를 덮쳤다.
'이게... 진짜 우주잖아.'
생물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진공 상태에서 인간은 15초. 의식을 잃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15초. 이미 몇 초나 지났을까?
'일주일이야. 겨우 일주일 만난 여자를 위해서...'
그는 망설였다. 과연 자신이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중력 상태에서 그녀를 구하려다가 자신도 함께 죽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그저 일주일 전에 만난 사이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