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초도 인생의 일부
2025.09.24
2025년 베럴스프린트 수영대회를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수영대회는 처음이었다.
인천에 있는 박태환 문학경기장 안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고,
브랜드 명성답게 티셔츠 굿즈까지 챙겨주니 경기 전부터 마음이 들떴다.
나는 개인전 2개, 단체 혼영과 계영 2개 토 일 양일간 출전했다.
아침 일찍 몸을 풀고, 긴 대기 끝에 들어간 첫 번째 개인 경기에서는 늘 그렇듯 아쉬움 반, 시원함 반의 감정이 섞였다.
하지만 오후 단체전에서는 다른 기분이 찾아왔다.
나는 2번째 평영 주자로 들어갔는데,
의외로 평영이 너무 잘 나왔다. 오히려 마지막 15m에서 힘이 남아 조금 더 힘차게 나아갔다.
“팀에 폐 끼치지 않고 오히려 잘했다”는 뿌듯함이 남았다는 거.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음 날을 기대했다. “이 정도면 내 개인 평영에서도 PB(개인 최고기록)가 나오겠는데?” 마음속으로 은근히 확신이 올라왔다.
대회 2일 차
하지만 인생은 늘 반전을 준비한다.
막상 개인전 평영에서는 마인드 컨트롤이 무너져버렸다.
결과는… ‘빽초’.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기록이 뒤로 가버린, 수영판의 흑역사 같은 순간이었다.
민망한 결과였지만, 나는 금방 괜찮아졌다. 뭐든 누구나 빽초할 때 있지.
그 순간만 보면 아쉽고 속상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것마저 나의 일부가 된다.
빽초 없는 인생은 없다. 중요한 건,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스타트 라인에 서는 일이다.
물속이든 삶이든, 난 심청이와 같은 굳은 맘으로 또 한 번 대회에 몸을 던져보려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