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없는 운동은 없다

핑계는 운동의 필수

by 마쏜

2025.10.09


긴 추석 연휴 동안 두 번의 한강 달리기를 했다.

그중 하루는 오랜만에 여의도를 찍고 오는 루투를 머릿속에 그리며!

1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주 호기롭게 일단 출발했다.

집에서 여의도공원 왕복이면 대략 10km 남짓.

한동안 잊고 지냈던 ‘몸의 긴장’을 다시 깨우겠다며 러닝은 시작되었다.


한강엔 벌써 가을이 온 것 같았다.

추석 기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았고, 공기엔 묘하게 여유가 섞여 있었다.

바람은 부드러웠고,

여유롭고 느린 물빛을 감상하다 홀연 나의 무거운 다리의 고통이 느껴졌다.

마치 나에게도 잠시 쉬어가도 된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문득 새로 생긴 여의도 스타벅스에 들러봐야겠다는 핑곗거리와 함께

나의 야심 찬 목표는 다음에 나에게로 미뤄졌다.ㅎ


그 이른 아침, 여의도 스타벅스 대기 번호는 58번.

10분이 지나도 숫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웃음이 났다.

‘오늘은 기록도, 커피도, 다 천천히 가라는 뜻인가 보다.’

결국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커피를 마시지는 못했지만 이상하게 그게 더 좋았다.

돌아가는 길, 추월하는 몇 분 중 한 팀 그룹에 올라탔다.

괜히 마음이 들썩였다.

‘그래, 한 번쯤은 붙어볼까?’

그렇게 마지막 2km를 따라 뛰었다.

숨이 거칠었고 다리는 묵직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확실히 살아 있었다.


그냥 이런 것 같다.

너무 여유로우면 긴장이 풀리고,

너무 서두르면 여유가 사라진다.

결국 오늘도 배운 건 하나.

달리기든 인생이든,

핑계 하나쯤 들고 웃는 여유는 필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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