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편지, 고수의 길
사랑하는 제자 연우야!
작고하신 나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실 때쯤
젊은 나를 불러 앉혀 놓고는
시조時調 한 수를 읊어주시더구나
단순한 유언이 아니라 하나의 가르침이어서
불타는 청춘시절에도 내 가슴에 새겨 놓고
삶의 방편方便으로 삼고 살았었는데
이제 그 유훈을 너에게도 전하니
마음에 와 닿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
누가 지었던 시詩인지 궁금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조선시대 천재화가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님의 시조였더구나.
때를 만나지 못해 버려진 듯 살아가는
인생들에게도 언젠가 거기에 걸맞는 인연과
시운時運이 생기게 되어 있다는 글이
울분에 차 있던 젊은 시절 큰 위로가 되었다
마음을 지키는 다섯번째 호심공을 전하니
부디 너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 지음>
옥玉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려두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하는구나)
두어라 알 이 있을 것이니 흙인 듯 있거라
어리석음에 머무는 우매한 사부가 쓴다
사부 우두헌 師父 愚逗軒
-상처입은치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