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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망트망 Jan 11. 2021

남들과 다른 삶을 살면서 안정적일 순 없을까?

나도 모르게 포기해 버린 것




남들과 다른 삶



처음부터 남들과 다른 삶을 살고 싶었던 건 아니다. 다만 취업했던 곳에서는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에 벗어났을 뿐이다. 그런데 평범한 삶, 남들 같은 삶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았는지 거기서 벗어나자마자 나는 '이탈자'가 되어있었다.






불안정한 삶



남들과 다른 길을 택하면서 '안정'과는 점점 멀어졌다. 돈도 시간도 그야말로 들쭉날쭉했다. 남들은 월급의 몇 퍼센트를 적금으로 넣을지 고민할 때, 나는 다음 달에 얼마를 벌 수 있을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남들은 일 년 전부터 휴가 계획을 세울 때, 나는 당장 다음 주 언제 쉴 수 있을지도 몰랐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불안정은 극에 달했다. 지금은 일을 하고 있어도 다음 달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됐다. 매일 확진자 수를 확인하며 절망과 희망을 오고 가길 수십 번, 근 일 년을 그렇게 지내고 나니 지치는 것도 질려버렸다.






안정이라는 미끼



남들 같은 삶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나가서 뭐 해 먹고 살 건데. 그래도 여기에 있으면 월급 꼬박꼬박 나오잖아." 그들은 안정적인 삶을 내세우며 나를 어르고 달랬다.



그런데, 정말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면 안정과도 멀어져야 할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단정 지었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른 삶을 택했으니 '안정'은 포기해야 한다고. 안정적인 삶은 이제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리고 실제로 그 생각을 뒷받침할만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그 생각에 확신을 더하곤 했다. '이것 봐. 안정적일 수가 없다니까.'






남들과 다르게, 하지만 안정적으로 사는 삶



사회는 안정을 미끼로 '이탈자'를 막는다. 나는 미끼를 물진 않았으나 그들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탈자가 되었으니 안정은 포기한 것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택한 그 단념이 점점 더 불안정한 삶으로 몰고 간 건 아닌지 되짚어본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원한 건 불안정한 삶이 아니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서 벗어났고 그곳에서 멀어지고 나니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을 뿐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내 목소리를 마음껏 내는 것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환경이어야 그 목소리를 더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그래서 현실적으로 어떻게 안정적으로 살 건데?"라고 묻는다면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마음가짐부터 바꿔보려고 한다. '안정'은 내가 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부터 버리려고 한다. 그래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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