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스타트 #4
한 부류는 나처럼 리얼 왕초보들이고 두 번째는 전에 수영을 배워 본 경험이 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두었던 사람들이다.
음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한 사람부터 갑자기 바빠져서 나오지 못한 사람, 그냥 하기 싫어져서 포기한 사람까지 다양한 포기경험을 갖고 있었고 세 번째는 나보다 한두 달 일찍 수영을 시작한 나름 경력직들이었다.
다행히도 회원들 대다수는 왕초보들이었고 다들 수영실력도 거의 신생아 수준이었다.
나의 서툰 처음이 크게 도드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나는 찬찬히 회원들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기대와 걱정 그리고 설렘이 가득한 그 표정들을 보니 수영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든 수영경력이 얼마나 되었든 물속에서 동동거리고 있는 우리 모두는 그저 귀여운 수린이 그 자체였다.
본격적으로 수업은 시작되고...
강사님은 발차기 방법을 시범과 함께 설명하신 후 전부 벽을 붙잡고 신나게 발차기를 해보라고 하셨다.
우린 있는 힘을 다해 첨벙첨벙 발차기를 시작했다.
와~ 근데 이건 뭐지? 정말 가관이다.
분명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강사님의 시범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무리 수린이들의 첫 수업 이라지만 너무 기괴했다.
이게 발차기가 맞는 건가?
이건 물에 뜨려고 하는 발차기 인가? 물 위를 걸으려고 하는 발차기 인가?
그것도 아니면 누구든 가까이 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발악인 걸까?
격정의 발차기가 끝나고 드디어 킥 판을 잡았다.
이제야 제대로 발차기가 되겠구나.
역시 벽만 잡고 연습했기 때문에 자세가 안 나왔던 거야.
우리는 비록 초보지만 의욕만큼은 한일전에 참가하는 국가대표다.
심호흡 크게 해 주고 킥판을 야무지게 붙잡고 힘차게 발차기를 해본다.
처엄벙~ 처엄벙~ 첨벙~ 첨벙~
첨벙첨벙첨벙첨벙~~~~
음, 그런데 상당히 이상하다.
난 분명 똑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한쪽으로 치우친다. 다리도 너무 아프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니 나만 이상하게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레일 끝까지 일자로 쭉 가서 벽을 찍고 되돌아와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심지어 서로 막 엉켜있다.
중간에 지쳐 쉬는 사람, 열심히 걸어가는 사람, 발차기 한 번 하고 벌떡 일어나 숨을 길게 한 번씩 쉬고 가는 사람 마지막으로 나처럼 균형을 잃고 옆 쪽 벽에 냅다 돌진하고 있는 사람.
한참을 보고 있자니 웃음만 나온다.
주변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열심히만 하고 있는 나와 그들의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웠지만 한편으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우리들은 초급반 레일 여기저기서 발차기 꽃을 피우며 첫 시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