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그런 계절이다/조영환
당신의 마음을 온전히 따듯하게 해주는 가을은
때론 따스한 햇살로,
때론 서늘한 바람을 타고
당신 주위를 그렇게 맴돌다
깊은 정적이 숨 쉬는 겨울로 떠나는 계절이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차 한 잔이 있고,
함께 걷는 이들이 있으니
아직 겨울의 문턱에 걸터앉아 있는
추색 충만한 가을의 아름다운 가을빛깔을 누리는
호사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여행이 끝난 후,
책 한 권을 들고,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타닥타닥 창가에 부딪치는 가을빗소리를 듣는다면
더없이 아름다운 가을을 선물 받는 셈일 것 같은
행복한 오후 같은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