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트 29.혼자 걷는 힘

이제는 누구의 뒤도, 누구의 그림자도 아니다

by 사무엘


"혼자 있는 법을 배운 사람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독일 철학자)


퇴직 이후,

무엇보다 낯설었던 건

‘함께 걷던 사람들’이 사라진 길 위에서

혼자 걷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언제나 옆에 있었던 동료들,

묵묵히 등을 맡겼던 후배들,

격려든 견제든 나를 바라보던 상사들…


그 익숙한 무리가 어느 날 사라지고

나는 홀로 남았다.

마치 단체 등산을 하다가

산 중턱 어딘가에서

무리를 놓친 기분.


그 순간,

길이 더 낯설게 느껴졌다.

심지어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혼란스러웠다.

“혼자 걷는다는 건 이렇게 허전하고 무력한 일이구나…”


하지만, 그건 단지

혼자 걷는 연습이 안 되어 있었던 나의 문제였다.


회사의 간판 없이,

직책 없이,

타인의 시선 없이,

내가 나로서 서는 연습.


그건 어쩌면

진짜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기도 했다.


그 누구의 명함도 아닌

‘내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

나의 철학, 나의 색깔, 나의 속도로

앞으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가는 일.


그래서 지금은 문득

혼자 걷는 이 시간이

오히려 더 자유롭고,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혼자라서

더 잘 들린다.

내 내면의 소리,

진짜 원하는 것,

가야 할 방향이.


혼자라서

더 잘 보인다.

내가 지금 어디쯤 있는지,

누구를 만나고 싶은지,

어떤 삶을 만들고 싶은지.


혼자 걷는 시간은

삶의 가장 깊은 근육을 단련하는 시간이다.

타인의 박수와 시선을 내려놓고

내 삶의 진짜 무게와 균형을 잡아가는 시간.


이제 나는,

누구의 그림자도 아닌

내 인생의 리더로

스스로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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