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기도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항상 신과 함께인 것이 아닌가.
- 제목: 기도의 ABC
- 저자: 한광석 마리아 요셉 신부님
- 장르: 교리서 (기도 교과서)
- 분량: 264쪽
- 독서 기간: 2025년 3월 20일 - 3월 27일 (1주)
- 별점: ⭐️⭐️⭐️⭐️
- 한 줄 평: 모든 것이 기도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항상 신과 함께인 것이 아닌가.
- 읽게 된 계기: 명동 성당 가톨릭 출판사 코너를 둘러보다 데려왔다. 두 번째 항암 치료를 시작하며 어떤 기도를 바쳐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아래의 내용부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책 속 문장
기도에는 세상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와 나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 그리고 생활의 일상적인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담겨 있다. p. 25
우리를 사랑하시어 세상을 만들고 구원하신 하느님을 우리는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한다.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하느님과 소통할 수 있고 하느님이 나를 먼저 알아보시고,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래서 기도는 나의 모든 것을 아시며 나를 사랑하시는 존재 앞에 서는 것이다. p. 32-33
따라서 예수님의 탄생과 가르침이나, 죽음과 부활의 지평과는 무관하게, 오직 나의 편안함과 성공을 기원하는 기도는 그리스도교적인 기도라고 보기 어렵다. 성경을 묵상하며 예수님의 삶을 기억하고 '제자 됨'을 끊임없이 다짐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오시기를 기도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기도다. p. 34
어디에나 바람처럼 계시는 성령이 유독 우리 곁에만 계시지 않아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성령의 현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예민하지 않다는 것이 더 옳은 답일 것이다. 먼지가 쌓이거나 깨진 거울이 얼굴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듯, 분열된 마음으로는 하느님을 비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의 말을 참을 때 다른 사람의 말이 들리는 것처럼, 나의 마음이 깨끗하고 고요하며 조용할 때 친교를 먼저 청하시는 성령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p. 37
사실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잘못된 요구를 하는 기도에는 응답을 참으시고, 올바른 것을 구할 때까지 기다려 주신다. 또 아직 때가 이르지 않은 기도에는 천천히 응답하시거나 우리가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주시며 기다리신다. 그러나 올바른 기도에는 적절히 응답하신다. 응답이 진행 중이거나 '응답을 안 하고, 기다려 주는 것'도 인격적인 하느님의 응답 방법 중 하나인데, 사람의 편에서 '응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p.46
- 감사기도: 엄밀히 말해 감사는 하느님을 위해서라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일 때가 더 많다. 우리는 감사를 통하여 긍정적인 마음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때문이다. p. 66
- 청원기도: 무엇이든 청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청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의 뜻과 의로움이 이뤄지도록 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p.72
- 통곡기도: 울음을 통해 스스로 정리되고 정화될 수 있지만 '울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도 하느님이 허락해 주신 큰 은총이다. ... 가끔이라도 우리는 절박한 어려움 앞에서 하느님에게 울며 부르짖을 줄도 알아야 한다. 저절로 터져나오는 외침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감출 필요도 없다. p. 75-76
- 전구기도: 하느님은 이미 기도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알고 계시지만, 우리가 사랑의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드릴 때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함께 참여하고, 모든 생명체와 깊이 연결된 신앙인이 될 것이다. p.78
- 맞섬기도: 인간의 편에서 맞섬기도는 한계 속에서도 고난에 동참하는 과정이며, 하느님 편에서는 시험을 통하여 인간을 성숙함으로 이끄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이해하기 힘든 고통과 원인 모를 고난을 주시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런 어려움이 우리를 성장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하느님에게 자신을 전적으로 내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p.80
- 침묵기도: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 방식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p. 94
- 책의 구성
A. 기도란 무엇인가? B. 어떤 기도가 있는가? C.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로 구성된 이 책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스도교적 기도란 무엇인지를 기반으로 기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 느낀 점
앞서 소개했듯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내가 유방암의 재발과 항암치료 시작이라는 고난을 만나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내 마음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된 이유는 그런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나의 모든 고통과 필요를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시며 함께 아파하고 마련해주신다는 믿음, 또한 화가 나도 눈물이 나도 내 힘으로 할 수 없어도 괜찮다는, 그냥 그런 모든 흘러가는 마음까지 주님께 믿고 맡기면 된다는 믿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기도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어 기뻤다. 암 진단을 받은 후 거의 빠지지 않고 9일 기도를 연이어 바치고 있는데, 때로는 묵주기도를 빠뜨려도 침묵으로든, 짧고 간단한 화살기도든, 불쑥 내 편에서 시작하는 대화와 심지어 신음소리마저도 기도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언제나 주님과 함께인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인간의 신앙은 작은 시련에도 흔들리기 마련이니 이런 종교 서적을 곁에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