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우리는 덤덤한 표현을 통해 다정한 공감에 닿을 수 있다.
- 제목: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저자: 김기태
- 장르: 단편 소설집
- 분량: 336쪽
- 독서 기간: 2025년 2월 28일 - 3월 10일 (2주)
- 별점: ⭐️⭐️⭐️⭐️
- 한 줄 평: 때로 우리는 덤덤한 표현을 통해 다정한 공감에 닿을 수 있다.
- 읽게 된 계기: 서점에서 발견해 읽은 첫 몃 장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인스타그램으로 팔로우하고 있는 @책여사 님의 추천이 생각나서 데려와 보았다.
아래의 내용부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책 속 문장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서는 사는 게 형벌 같았다. 미미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워 담았고 그게 도움이 안 될 때는 불확실하지만 원대한 행복을 상상했다. 보일러를 아껴 트는 겨울.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닦는 서로의 등을 보면 봄날의 교무실이 떠올랐다. 어떤 예언은 엉뚱한 형태로 전해지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실현되는 것일지도 몰랐다. p. 143
- 줄거리 (인상 깊었던 단편 <보편 교양> 한 편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과 교사로서의 경험이 알려준 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교사는 감사한 직업이고, 가끔은 아주 감사한 직업이에요."라고 말하는 곽은 '고전 읽기' 수업을 위해 추천 도서를 선정하고, 책 읽고 싶어지는 분위기의 교실을 만든다. 수능과 연계되지 않는 절대평가 과목.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거나 다른 공부를 해도 곽은 학생들의 자유를 존중하며, 책을 읽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학생의 성장에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그런 보람도 잠시, 곽은 수업 중 <자본론>을 읽어도 되냐는 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가 어떤 과정을 통해 그 민원을 철회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선물 받은 디저트를, "사람을 전혀 파괴하지 않고도 패배시킬 수 있는 달콤함"을 음미하며.
- 느낀 점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아이돌 가수의 팬이지만, 콘서트장에 들어가지는 못 하고 기념품 샵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다른 팬과 교차하게 되는 인물. 연애 프로그램에 지원하지만 다른 지원자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 교무실에서 봉투를 받는 아이들. 인기를 얻게 된 관광지 근처에서 여전히 한산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 그리고 그 모든 인물의 삶을 직접 살아낸 것처럼 정확하고 냉철하게 표현한다. 책 속 문장을 많이 꼽지 않은 이유는 많은 문장이 맥락 속에서만 정확히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고, 많은 작품 중 굳이 <보편 교양>이라는 작품을 꼽은 이유도, 6년 간 교사로서 생활했던 내가 '맞아, 그랬었지.' 하고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극적인 상황이나 깊은 내면의 묘사 없이도 그곳에 닿을 수 있게 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작가가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그 관심을 어떻게 현실로 끌어다 오는지, 앞으로의 작품에 담길 더 많은 이들의 삶이 궁금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