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그저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간다.
- 제목: 흐르는 강물처럼
- 저자: 셸리 리드
- 장르: 장편 소설
- 분량: 448쪽
- 독서 기간: 2025년 4월 19일 - 4월 27일 (2주)
- 별점: ⭐️⭐️⭐️⭐️⭐️
- 한 줄 평: 강물은 그저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간다.
- 읽게 된 계기: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 본 제목. 서점에서 발견하고 첫 몇 장을 읽고 흐르듯 데려왔다.
아래의 내용부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책 속 문장
어제 그의 눈동자에서 내가 본 것은 생각지도 못한 부류의 남자 한 명만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새로운 내 모습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의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p.100
그러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는 건 토리다. 윌의 여자, 빅토리아는 얼마든지 전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인한 여성이다.
나, 빅토리아는 두 발을 딛고 일어섰다. 배낭을 등에 메고 가방끈과 어깨뼈 사이에 엄지손가락을 넣어 야무지게 끈을 조인 뒤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p.167
처음에는 깨작깨작 먹던 나는 이내 숟가락에 수북하게 퍼 올려 꿀꺽꿀꺽 삼켰다. 그러는 나 자신이, 먹고 살아보겠다고 그러고 있는 나 자신이 경멸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힘이 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황막한 벌판에서 임신 기간을 버티고 윌의 아기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겠다는 계획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그저 계속해야만 했다. p.183
폭풍이 몰아치던 지난밤이 절망 그 자체였다면, 오늘 아침은 희망이었다. 내 계획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떠오르는 태양의 다정한 손길을 받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실패할 가능성만큼 성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하루하루 계속 살아나갔고, 차츰 긴장을 낮추기 시작했다.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에 어느 정도의 믿음이 들어섰다. 물론 하루아침에 마음이 편해진 건 아니었다. 예기치 못한 소음이 들리거나 폭풍이 휘몰아칠 때면 여전히 화들짝 놀라고 움츠러들기 일쑤였다. 그러나 나는 씨앗을 심거나 변소를 파거나 일상을 세우는 것보다 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 먼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날을 걱정하고 두려워한다고 해서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운명이 달라지진 않는다. 나는 하늘을 지붕 삼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그곳에 머물 방법을 찾아나갔다. p.185
얇은 구름이 흩어지고 윤슬이 반짝이는 걸 보며 생각했다. 내가 삶이라고 불러온 이 여정도 잠겨버린 이 강물과 비슷하지 않은가. 저수지로 만들어놓았는데도 온갖 걸림돌과 댐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고 흐르는 이 강물. 다른 방법을 알지 못해 그저 그동안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가는 이 강물이 내 삶과 같았다. p.430
- 줄거리
엄마와 오빠를 잃은 빅토리아는 가족을 돌보는 어머니의 역할을, 선택이 아닌 필요에 의한 굴복으로 맡게 된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도 특별함은 숨어 있어 그녀는 이방인, 윌을 만나고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열정도 잠시, 그녀의 동생 세스는 큰 사고를 저지르는데... 하늘을 지붕 삼아 손에 안은 베이비 블루를 낯선 이의 차에 내려두고, 새로운 집을 찾아 성인이 된 그를 만나기까지. 소설은 흐르는 강물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간다.
- 느낀 점
열일곱의 토리는 누구에게도 비밀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집을 나와, 막막한 자연에서 부단히 움직이며 끝내 베이비 블루를 손에 안는다. 토리가 아닌 빅토리아가 되고, 새로운 집을 찾아 떠나 기어코 자신과 아버지, 할아버지의 복숭아 나무를 이식하는 데 성공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녀는 친구 젤다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과거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한다. 이방인인 윌과 루비앨리스를 빅토리아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쌓아온 모든 걸 가지고 계속 흘러가는 삶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