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모님과 암을 이겨 내기 | 캐서린 스튜어트

암 여정, 결코 혼자가 아니다.

by 유영운

- 제목: 성모님과 암을 이겨 내기

- 저자: 캐서린 스튜어트 수녀님

- 장르: 천주교 묵상집

- 분량: 176쪽

- 독서 기간: 2025년 4월 28일 - 5월 12일 (2주)

- 별점: ⭐️⭐️⭐️⭐️⭐️

- 한 줄 평: 암 여정, 결코 혼자가 아니다.

- 읽게 된 계기: <기도의 ABC>와 함께 명동 성당에서 데려왔다. 루치아 수녀님 책을 둘러보는 와중 어쩔 수 없이 눈에 띈 제목에 운명처럼 나에게 와서 많은 위로와 힘이 되어주었다.


아래의 내용부터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책 속 문장

암 환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하면서 나는 조용히 '예'라고 대답했다. 이 여정이 날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지만, 내게는 의사, 간호사, 가족, 수녀원, 그리고 친구들의 지지가 있음을 알았다. 또한 하느님이 나와 함께 걷고 계신다는 것도 알았다. p.20
성모님은 아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예수님이 누구이며 그의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성모님의 '예'는 이해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믿음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다. p.51-52
정서적, 육체적 고통에는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걸으신다는 약속이 동반된다. 우리 뜻에 앞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로 한다면 말이다. p. 62
지난날 나는 고통 중에 우리와 함께 있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을 수많은 영적 독서를 통해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예수님이 고통 중에 있는 '나'와 함께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나는 암 여정 안에서 예수님이 가까이 느껴지기도, 때로는 멀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른 이를 통해서 우리 곁에 머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우리 모두가 예수님을 품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당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냐고 건네는 손길은, 바로 예수님이 건네는 손길인 것이다. p.115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기도 명단에 들어가 있다. 사람들에게서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라는 말을 듣는 게 얼마나 큰 은총인지 모른다. p.130
우리는 서로 이렇게 상기시킨다. 이유와 원인은 중요하지 않지만 믿음을 잃지 않도록 서로 돕는 건 우리의 능력이란 사실을 말이다. 믿음은 다른 이들이 우리를 위해 바치는 기도뿐만 아니라, 다소 산만하지만 우리가 다른 이를 위해 바치는 짧은 기도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다른 이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이를 통해 커지는 영적 선물들을 탐구하는 동안 믿음이 생긴다. 우리보다 앞서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 몸소 믿음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수많은 친구들과 지인들의 용기, 그리고 투지를 기억한다. 우리는 성모님과 함께 믿음 속을 걷고 있다. p. 137-138

나 역시 두 손을 모으고, 나를 보살피는 모든 이를 축복해 주시기를 하느님께 청한다. 나는 정서적으로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사람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아울러 나보다 앞서 간 사람들도 나의 치유를 위해 기도한다고 믿는다.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숙모들, 삼촌들, 암으로 세상을 떠난 몇몇 아주 친한 친구들도 나의 쾌유를 위해 하느님께 간청한다고 굳게 믿는다. p.44-45
또 다른 나의 '새로운 사명'은 뛰어난 경청 능력이었다. p.47
우리도 상황을 '판단의 눈'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사명'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깨달을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하는님의 사람들을 보살피는 서로의 성소를 신뢰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가. p.47-48
성령은 다른 사람들을 향해 좀 더 연민을 갖도록 나를 이끌어 준다. 모든 이의 삶에는 무수한 상실이 있음을 나는 깊이 이해한다. p.122
그리스도의 몸을 통해 우리는 약할 때나 강할 때나 상관없이 자신을 주거나 또는 받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p.131

떠나보냄에 대해 묵상하다 보니, 에크하르트 톨레가 한 말이 떠오른다.
"스트레스는 '여기' 있으면서 '거기' 있길 바라거나, 또는 현재에 있으면서 미래에 있길 바라기 때문에 생깁니다. 이 괴리감 때문에 당신의 마음은 갈라지게 됩니다."
이 시기에 내가 받은 선물 중 하나가 현재를 살라는 깊은 깨달음이었다. 나는 온전히 하루를 살면서 '지금'에 집중할 필요를 느꼈다. 화학 요법이 끝나는 '마법의 날'이나, 마지막 화학 요법 치료가 성공적일 때 받는 CT 촬영만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겨야 했다. '지금'에 눈을 돌리니 내 기대치는 낮아졌고, 덕분에 치료 과정에 더 큰 평화가 찾아왔다. 점점 현재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좌절감은 더 줄어들었다. p.64
나는 때가 되면 자연히 치유된다는 걸 곧 알게 되었다. 치유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특정 음식을 먹거나 특별한 운동을 할 수는 없었다. 난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가을 한복판에서 대림 시기를 체험한 셈이었다. p.70
상처는 남아 있고, 나는 이 여정 중에 만난 사람들과 상처들이 지닌 이야기를 소중히 여긴다. 내가 이런 추억들을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추억을 더듬으며 내가 받은 선물을 소중히 여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p.73
많은 암 환자들이 도움을 청하기를 주저한다. 누구도 짐이 되길 원치 않으니까. 그리고 우리의 가족과 친구들을 보호하고 싶으니까.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의 아픈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그들이 우리를 걱정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우리를 돕도록 허락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족과 친구들은 우리의 아픔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작게나마 나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선물임을 재빨리 깨달았다.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내게 필요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주려고 나의 자립심을 꾹 누른 적도 있었다. p.84
이 여정이 지닌 선물 중 하나는 십자가를 홀로 지거나 다른 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었다. p.87
나는 암 여정이 나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을 깊이 인지해야 했다. 나는 결코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내게는 새로운 가치들이 생길 것이며, 이미 죽은 자아를 슬퍼해야 한다는 걸 직감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나를 '규정'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어서 새로운 자아가 나타날 수 있게 경험들을 다시 점검해 하나로 통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p.96-97
새 자아에 익숙해지려면, 새 자아의 등장을 기다리는 동안 옛 자아를 살며시 붙답은 채 옛 자아가 준 선물들을 고마워하면서 내 영혼에 자리한 슬픔을 인식해야 한다. p.113
부활이 느닷없이 일어난 사건이라고 믿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부활은 죽어 가는 것과 비슷하게 점차적으로 일어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일시적 죽은, 즉 '정지'의 시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치 공중 곡예사의 공연처럼 말이다. 공중 곡예사가 한 그네에서 다른 그네로 옮겨 타기 위해 몸을 뻗는 순간, 잠시 공중에 머무는 찰나가 있다. 바로 그때 공중 곡예사가 할 수 있는 건 신뢰뿐이다. 나는 내게 일어난 일들에 완전히 순종했고, 공중곡예사처럼 '정지'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다음은 무엇이 따를지 모를 '미지'의 순간이 이어질 것이다. 죽음과 부활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죽음과 부활 사이에 존재하는 '대기 시간'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정지'와 '미지'를 견디며 부활을 신뢰하는 것, 그것이 용기가 아닐까. p. 104
나는 암 여정이 내가 할 수 있거나 또는 할 수 없는 것을 규정짓지 못하도록 늘 주의했다. p.107
암 여정을 통해 나는 '왜?'라고 묻지 않는 것을 배웠다. 왜냐하면 그 질문에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p.114


- 줄거리

결장암 3기 판정을 받게 된 저자는 성모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암 여정에 '예'라고 대답하고, 순종하며, 나아간다. 고통 중에 예수님께서 함께 걷고 계신다는 믿음,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깊이 이해하는 사명, 현재에 집중하며 옛 자아와 이별하는 용기까지. 암 환자가 아니더라도 고통을 경험하는 모두에게 이해에 앞서 믿음으로 순종하셨던 성모님의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 느낀 점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아마도 가톨릭 신자이자 암환자로서 저자의 경험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왜?'라는 물음과 끝없는 기다림, 예수님이 멀게 느껴지는 순간과 '내 코가 석자인데'라며 타인의 고통을 알아보는 나의 사명에 대한 부담감까지도. 이 책을 통해 나를 지켜준 친구들의 위로와 가족들의 도움, 나를 향하는 많은 기도와 사명까지도 예수님의 손길이며 은총임을 묵상할 수 있었다.
각 장의 말미에 나오는 수녀님의 기도가 특히나 좋다. 생각날 때마다 종종 이 기도문을 읊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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