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ㅡ 우울에 빠진 오후 한 낮
볼록 나왔다 둘러봐도
오목 들어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는
물거품 하나 .
일직선의 고요.
둥둥 떠다니다 꺼져들어
바다 밑
사이사이 천천히 유영하는
나만의 기척.
꼬르륵 얼굴 잠기면
사라지는 소리들...
찡그린 눈으로 마음 모우면
다가오는 울림들...
머리카락 부풀어 해초처럼 흔들리고
손가락 사이로 모아졌다
다시 흩어지는 방울방울
이어지고, 뿜어지는
긴 한숨.
아래로 아래로 더 아래로
두껍게 두껍게 더 두껍게
나를 가려다오.
나를 덮어다오.
편. 안. 할. 까...
종일토록
우울의 바다에 빠져
도무지
밖으로 나오려하지 않는,
허우적거리기만 하는
나는 거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