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는 배신자? 아니 우리 집 인기쟁이 인싸!

by 도시락 한방현숙
'잡채'가 웃어요.

‘잡채’는 배신자!라고 쓰고 보니 헛웃음부터 나온다. ‘잡채’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나의 사랑이 지나쳐 ‘잡채’를 배신자로 몰았다. '잡채'의 사랑에 밀린 나는!

강아지와 아기의 공통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사랑을 준 만큼 사랑이 돌아온다는 것이리라.
저 좀 귀여운가요?
나의 껌딱지 '잡채'

작년 여름에 우리 집에 온 ‘잡채’는 방학 내내 막내와 함께 보내며 정을 쌓다가 개학 후에는 먹여주고, 씻겨주고, 산책시켜주는 나에게로 그 사랑을 옮겨왔다. 물론 누나들도 잘 따르는 귀염둥이 ‘잡채’이지만 언제나 엄마 껌 딱지가 돼버린 ‘잡채’는 밥 먹을 때는 식탁 밑에서, 설거지할 때는 싱크대 밑에서……. 어디든 나와 함께 하곤 했다. 잠을 곤히 자다가도 내가 움직이면 후다닥 일어나 늘 따라다니기에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섬김에 대해 새삼스레 감동한 적이 어디 한두 번 뿐이겠는가?

따라쟁이 ‘잡채’는 늘 강렬한 눈빛으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고, 때로는 하염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곤 했다. 아침 출근 준비하는 내내 기다리고 지켜보고 살펴보고……. 그리고 종일 나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 순간이 진심이고, 감동이었다.

그러던 ‘잡채’가…….
저는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잡채'의 변심

2년 여 동안 지방근무를 하던 남편이 인천으로 돌아왔다. ‘잡채’를 입양할 때 털 날림이나 알레르기 때문에 걱정이 가장 많았던 남편이었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씩 ‘잡채’와 만나면서 가끔 산책도 나가며 ‘잡채’와 가까워지더니 sns에 흔히 올라오는 ‘강아지 입양을 적극 반대하던 아빠들의 요즘 모습’이라는 영상 속 주인공처럼 급변해 가고 있다.

남편이 즐겨 주는 간식의 힘도 물론 크지만, 어느덧 남편도 ‘잡채’를 귀히 여기며 사랑하고 있기에 ‘잡채’가 그처럼 따르리라.
아빠 곁에 꼭 붙어있다.
'잡채'야~오늘도 털투성이구나!

‘잡채’가 나의 따라쟁이가 되었을 때 섭섭해하던 막내의 말을 그냥 지나쳤었다. 의기양양한 마음과 함께……. 그런데 이제 내가 ‘잡채’의 사랑을 빼앗긴 막내 입장이 되고 보니 “잡채! 너 그럴 수 있어? 엄마만 좋아하고?” 하던 막내의 목소리가 이제야 들리는 듯하다. 역시 겪은 만큼 아는 법이다.

'잡채'야, 사랑해~♡

어느 날 남편과 부부모임에 다녀오느라 새벽에 귀가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도 모두 잠이 든 시각인지라 조심조심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니 ‘잡채’가 그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는 세상 반가운 몸짓으로 온갖 환영 인사를 해대며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그 새벽, 소리 나지 않게 그러나 격렬하게 ‘잡채’와 감사의 사랑을 나누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불을 켜는 나에게 남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불 켜지 마, ‘잡채’ 깨겠다. 어제 새벽까지 잠 못 들었는데…….”

나에게는 ‘잡채’의 사랑만큼이나 감동적인 뜻밖의 남편 말이었다. 그렇게 남편도 우리 가족 누구나처럼 ‘잡채’와 사랑에 빠져 가나 보다.

엄마, 아빠! 무사히 귀가하셨군요.
'잡채'는 우리 집 인싸!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목욕시키고, 털 말리고, 똥 치우는 온갖 수고를 다하고 있는 나를 마다하고 간식에 홀딱 넘어가 아빠에게 뽀르르 달려가다니! 딸들이 그렇게 간식 주기를 자제하라고 요구해도 남편은 슬쩍슬쩍 ‘잡채’에게 온갖 간식을 넘겨준다. 그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외면하기 또한 쉽지 않겠으나 ‘잡채’의 건강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단호해야 한다. 그런데 남편은 그저 사랑둥이, 막둥이라 생각하는지 ‘잡채’만 보면 ‘가아안시이식(간식)’을 오히려 먼저 소리 높여 외쳐댄다. 하여간 막둥이를 사랑하는 아빠들이란…….

'잡채' 오리뼈 먹방 ㅎㅎ
아빠를 따라 쫄랑쫄랑 꼬리 치며 따라다니고, 장난감 가져와 놀아 달라 부비 대고, 화장실 문 앞에서 꼼짝 않고 아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아빠 발뒤꿈치 물어가며 애교 부리고, 슬그머니 와서 옆에 앉아 기다리는 ‘잡채’
아빠! 천천히 나오세요. 제가 지키고 있으니...

난 이제 딸 셋에, 늦둥이 개 아들을 둔 엄마가 확실하다. 그리고 이제 좀 더 가까워진 남편까지 늦둥이 사랑을 시작했다.

두 남자가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물론 두 남자 모두 나만을 사랑했으면 더 좋겠다. 하하하!
막내둥이 눈빛!
막내둥이 뒤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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