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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로 따아 만들기

by 도시락 한방현숙
모카포트, 아포가토, 아보카도...

늙음의 대표적 증상이 건망증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두서너 개의 단어들이 섞여 나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들이 요즘 잦다. 발음이 비슷하거나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느낌이 비슷한 단어들이 내가 기억해 내려는 단어들 앞뒤에 뒤섞여 나를 헤매게 한다. 때로는 영 상관없는 단어들까지 끼어들어 나의 기억 소환을 방해한다. 지금의 '아보카도'처럼 말이다. 내가 떠올릴 단어는 '모카포트'인데, 커피와 연결된 '아포가토'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보카도'는 왜 끼어들어 원하는 단어의 출현을 더디게 하는 것일까? 예전에 웃어넘긴 헛갈림들이 나를 자꾸 주눅 들게 한다.

둘째가 산 엽서! 엄마는 핸드드립으로 커피 추출 중!
커피...

믹스 커피를 끊은 지는 5년이 다 되어간다. 하루에 1잔 이상은 꼭 먹어야 될 것만 같은 믹스커피 전성기가 끝난 것은 아마 사은품으로 받은 커피머신 때문일 것이다. 10만 원 대의 소소한 커피머신은 ‘취이익’ 스팀 소리를 제대로 내며 에스프레소를 뽑아 주었고 우리는 한참을 향기와 함께 즐겼다. 그러다 핸드 드립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되면서 커피머신 사용이 줄어들다 잊혀졌는데, 얼마 전 다시 생각나 구연산을 부어가며 청소를 시도했으나 결국 폐기하고 말았다. 역시 드립이 최고라며 휴일 커피타임을 즐기고 있는데, 오늘은 보다 간편한 모카포트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해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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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포트로 커피 추출하기
♡ 하단 물탱크에 표시 부분까지 물을 채운다.
♡ 커피콩을 커피머신용보다는 굵게, 드립용보다는 조금 가늘게 분쇄한다.
♡ 중간 바스켓에 커피를 가득 채운다.
♡ 상단부와 하단부를 단단히 돌려 막은 후 가스 불에 올린다.
♡ 소리를 내며 커피 추출이 시작되면 불을 끈다.
♡ 서버나 종이 필터가 따로 필요치 않아 편리하다.
♡ 에스프레소 자체로 진하게 마시거나 뜨거운 물을 추가하며 농도 조절 후 아메리카노로 즐긴다.

모카포트 이용 시 팁이라면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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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카포트는 이탈리아 제품, '비알레띠'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 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코맥 회사 제품을 구입했다. 3인용 알루미늄 재질의 제품이다.
♡ 생협에서 구입한 동티모르 커피를 분쇄했다.
♡ 몇 인용과 관계없이 언제나 바스켓에 커피가루를 가득 채워야 한다. 바스켓에 빈 공간이 생기면 압력을 제대로 받지 못해 커피 추출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카포트 구입 시 용량 선택에 신경써야 한다. 가령 3인용으로 1인분만, 5인용으로 3인분만 커피를 추출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 모카포트 용기는 가스 불이 최적이라 전기레인지에 올려 몇 번 추출해 보았는데 역시 아니어서 야외용 부탄가스 버너를 꺼내 사용하고 있다.
♡ 알루미늄 재질이라 용기가 식은 후 바로 세척해서 물기 없이 건조해야 한다. 특히 알루미늄 재질에 손상이 가거나 고무 패킹이 늘어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레나토 비알레띠(Renato Bialetti) 장례식, 후손은 그의 유골을 모카포트 유골함에 안치했다.
전기렌지 화력이 영 아니다. 그래서 '스토브 탑 에소프레소 메이커'라 불리나 보다.
급한 대로 버너를 꺼냈다. 삼발이는 모카포트 구입 시 사은품으로 받았다.

추출한 3인분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 2인분을 추가해 내 취향의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뜨겁게 마셔 본다. 난 언제나 더죽따(더워 죽어도 따뜻한 커피) 스따일이니!

당분간은 서버나 종이 필터가 따로 필요치 않아 편리한 모카포트를 이용할 것 같다. 언제나 기분 좋은 커피타임~♡

드립에서 볼 수 없는 커피 오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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