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 Seize the day!
슬픈 마음으로 조문을 하고, 안타까움으로 병문안을 하였으나 결국 내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생을 마감하지만 나는 배고픔을 느끼고, 누군가는 고통에 몸부림치지만 나는 내 조금만 상처가 더 중한 것이다.
자꾸 잊어버리고 엉뚱한 말씀을 하시며, 약 하나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는 시부모님이 나를 아프게 한다. 가장 지적이고 야무졌던 외삼촌이 파킨슨병으로 나뭇가지처럼 말라 가는 모습이 나를 무너지게 한다. 자꾸 들려오는 친구들의 부모님 부고장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거동을 못하고, 정신을 놓으시고 버티고 버티다 요양병원으로, 요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주변 어른들이 한숨을 쉬게 한다.
좋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따뜻한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며 빗속을 걸어갈 용기를 얻는다.
다시 폭우가 또 내리더라도 갈 길을 가야 하고, 비가 멈추는 날이 있을 테니, 쨍쨍한 삶을 감사한 마음으로 또 살아야겠지! 그럴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