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매력: 정의와 복수 사이의 경계

The Kind Worth Killing, 죽여 마땅한 사람들

by 클레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있을까? 그 결정을 누가 내릴 수 있을까?

릴리는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을 죽여 마땅하다고 판단하고, 기꺼이 그들을 제거한다.


첫 번째 살해: 연습과 같은 죽음

첫 살해는 살인 연습과 같았다. 자신의 고양이 베스를 괴롭히는 들고양이를 죽이는 것. 들고양이를 죽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베스가 죽을 것이라는 불안한 예감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비였다.

첫 살인은 베스를 보호하고자 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저지르는 일이다. 엄마의 손님인 쳇이 미성년자인 자신에게 성적인 욕망을 품고 있었다. 그의 음흉한 시선이 성추행으로 실현되었을 때, 그녀는 쳇이 죽어 마땅하다고 판단한다.

부모가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릴리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살인을 선택한다. 릴리의 관점에서, 릴리의 논리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듣는 독자는 자연스럽게 부모를 불신하게 되면서 릴리의 논리에 공감하게 된다.

이렇게 비논리적이고 무모한 악의 실행을 자기도 모르게 응원하게 만드는 작가의 자연스러운 서술이 돋보인다. 그녀는 깔끔하고 영리하게, 단순하게 살인한다.


두 번째 살인: 공감에서 관전으로

두 번째로 릴리는 자신의 사랑을 배신한 남자친구 에릭을 죽인다. 이 살인부터는 독자가 릴리에게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에 대한 복수로 살인을 결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릴리의 살인이 도덕적인지, 합리화할 수 있는지는 이미 독자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전 서술로 인해 릴리의 기묘한 매력에 빠진 독자들은 이제 이 살인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마치 게임을 관전하듯 흥미롭게 따라간다.

릴리가 이 살인도 들키지 않고 해치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의 살인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그녀가 들키지 않을 수 있었는지를 되짚어가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살인 범주의 확장

미란다를 죽이려는 그녀의 동기는 무엇일까? 미란다가 자신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테드에게 같은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릴리는 희열을 느낀다. 테드의 고통이 미란다의 살인을 정당화해 주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 릴리의 살인 범주가 확장된다. 릴리는 살인을 위해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정하고 살인의 욕구를 실천할 수 있게 된다.


갑작스러운 플롯의 전환

그런데 갑자기 테드가 살해당한다. 릴리와 테드가 모의해서 미란다와 브래드를 죽이는 단순한 이야기로 흘러가던 플롯이 갑자기 크게 뒤엉킨다. 이제 미란다와 브래드는 정말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되었다. 대결 구도로 전환된 셈이다.

외도의 피해자에서 살해당한 자가 되어버린 테드 때문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릴리의 편에 서게 된다. 돈을 바라고 남편을 죽이기로 결정하는 미란다가 더 큰 악, 악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릴리의 살인은 이제 확실하게 정당화되었다. 이쯤 되면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처벌하려는 릴리의 결정이 그녀의 살인 욕구에서 비롯되었음을 독자는 쉽게 간과하게 된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짜릿한 살인 대결이 주는 긴장감과 호기심으로 독자는 더욱 이야기에 몰입한다.


마지막 반전의 힘

그래서 누가 이길까? 승자는 형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스릴러 소설의 결말을 알려주는 것은 너무 큰 죄이니, 여기에서 서평을 멈춰야겠다.

아, 차마 말할 수는 없지만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마지막 장의 반전. 마지막 문단의 반전. 이 마지막 문단의 반전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스릴러 소설이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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