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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원석 Jun 28. 2024

취준생, 이직 준비생에게도 필요해 럭키비키 사고방식

자존감×자신감×무한긍정

최근 후배와 대화를 하다가 럭키비키라는 걸 아냐고 물어봤다. 럭키비키? 럭키는 대충 알겠는데, 비키는 뭐지? 그러자 원영을 아냐고 물어봤다. 알지! 아이브잖아. 요새 긍정적 사고가 아닌 원영적 사고라며, 본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궁극적인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사고를 의미한단다. (사실 그대로 듣고 까먹어서 찾아봄)


최근 남모르게 이직준비와 개인적인 공부를 하면서 그대로 자존감과 자신감이 박살 난 상태였다. 24년 상반기 서류 결과는 20개 중 20개 전부 탈락. 그래도 경력이 있어서 하나쯤은 서류합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무색하게 나의 서류 합격률을 처참했다. 회사 일정과 혹시라도 면접이 겹치면 어떡하지?라고 전전긍긍했던 게 무안하리만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실 이번 브런치북을 연재하면서 이때쯤이면 어디 합격해서 이직 성공기를 작성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법. 정작 서류부터 쉽지 않으니 내가 처한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고, 자신감이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자존감도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내가 생각했던 30대는 이게 아니었는데 말이야. 과거의 나에게 정말 미안해졌다. 미안, 나도 나름 멋있게 살고 싶었는데. 나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네. 아쉽다.


동시에 미래의 나에게도 물어보고 싶어졌다. 어때? 지금은 잘 살고 있니? 가 그때 어찌저찌 선택했던 결과가 오늘날의 너를 만든 건데 그래서 지금 너는 만족해? 행복해?


컨디션이 그럭저럭 괜찮은 날에는 뭐라도 해보려고 에너지를 높였다가, 급격히 안 좋은 날에는 우울의 심연이 나를 끊임없이 파고든다. 아, 나 같은 건 쓰레기야. 그리고 내 인생은 망했어. 회사에 출근해 9to6까지는 썩 괜찮은(하지만 간간히 썩어있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속은 곪아있는 셈이다. 출근하고 퇴근해 내가 나답게 있을 수 있는 시간에는 여간 꼴이 말이 아니다. 그리고 궁금하다. 아, 언제쯤 이 먹고사는 고민이 끝날 수 있을까?


다시, 글 초반부에 언급했던 럭키비키 마인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면, 누가 봐도 완벽한 아이돌인 장원영 역시 고민이 없을까? 그럴리는 없다. 외모, 재능, 재력 등 모두 다 그녀보다 부족하지만 내가 제일 부러운 부분은 바로 진로다. 그녀는 그녀가 무엇에 강한지 그 어린 나이부터 진로를 결정해 먹고사는 강인한 일을 하고 있으니. 나는 이 나이 먹고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래서 때로는 럭키비키 사고회로가 의도적으로 떠오르기도 벅찰 때가 있다. 나도 낙관적으로 살고 싶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너무 커서 그렇다. 이 회사는 진정한 인재를 몰라보고 감히 날 떨어뜨려? 근데 이 회사는 붙어도 안 갔을 거야, 갔어도 조직문화가 별로였을거야. 워라밸이 뭔지도 모르는 회사였을 테고, 연봉은 지금 주는 곳보다 덜 주는 곳이었을 거야 - 등등등. 사실 이렇게 구차한 문장들 뒤에 숨어 나의 진심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애를 써봐도 결국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서류합격 하나였는데. 면접까지라도 가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내가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시작했던 시절부터 매년 항상 고용인원은 감축되어 차디찬 고용시장이라고 표현했더란다. 언제쯤 따뜻한 시장 속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 감히 예측해 본다면, 향후 10년간은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대안은 없다. 나는 이직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마음먹은 이상 해야만 한다. 비록 나의 자신감은 땅밑으로 떨어졌고 자존감 역시 낮아져 이리저리 흔들리고, 긍정은 무슨. 때로는 회의감에 휩싸여 나조차도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사나이가 칼은 뽑은 이상 무라도 썰어야 되지 않겠어?


여하튼 앞으로 나의 플랜은 다음과 같다.

1. 죽기 살기로 이력서 넣기

7월 8월은 휴가의 기간, 이때 선택과 집중으로 이력서 넣기에 소위 '몰빵' 할 계획이다. 남들은 휴가 계획 짜고 있을 때, 나는 혼자서 전투를 치를 예정이다. 글도 쓰다 보면 는다. 서류도 1개 넣는 것보다 5개가 더 합격률을 높이는 길이고, 5개보다는 20개가, 20개보다는 100개가 더 낫겠지. 뭐든 다다익선이랬다.


2.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역설적이게도, 이걸 지금에서야 하고 있다. 사실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소위 있어 보이는 네임벨류, 남들과 비교했을 때 아쉽지 않은 연봉 등 남이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건 내 인생인걸. 늦었다고 시작할 때가 늦었지만, 그래도 뒤바꾸기에 완전 늦지는 않았으리라 약간의 희망을 품어보며, 이제라도 내가 원하는 진로와 길을 찾기 위해 나만의 기준점을 바로 세울 것이다.


3. 힘들더라도 인정하기, 그리고 긍정적 사고회로 가지기

억지로 긍정적일 필요는 없다. 이게 오히려 정신병 걸리는 지름길이더라. 그렇기에 현재 내가 힘들면, 힘들다고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인정할 줄 알 때, 비로소 긍정적일 수 있게 된다.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몇 달 뒤에는 속 시원하게 다른 느낌으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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