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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Jul 09. 2019

콘텐츠 서비스 공간은 결국 하나로 간다 part1

주 52시간제, 사람을 모아주는 사업의 시대

이 콘텐츠는 시리즈입니다.

1. 주 52시간제, 사람을 모아주는 사업의 시대

2. '술술' 사람을 모아주는 사업에 대한 리서치

3. 미리 그려보는 내 사업


'기획자는 커서 뭐가 되나요?'를 3년 차쯤 때부터 질문하고 다녔던 것 같은데 그게 대수냐는 표정으로 요즘처럼 버티컬이 뜨는 시대에 특정 관심사 가지고 사업하면 되지 않겠냐고 답했던 이사님이 있다. 나는 사업할 수 있을 거 같으면 내가 지금 회사원으로 일하랴 뭔 소리야는 반응이었고 n 년이 지난 지금은 뭐라도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한다. 본업이 스타트업 구성원이다 보니 사업 돌아가는 모양새를 더 가까이에서 보면서 '어쩌면' 이라는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고. 요즘은 결이 맞는 사람을 모아주는 서비스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Photo by Kelsey Chance on Unsplash

 트레바리, 문토, 취향관 같은 이미 널리 알려진 들 말고도 때로는 1회성으로, 또 때로는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들이 엄청 많다.

플랫폼 서비스화 하지 않고  더 가볍게 해 보는 시도들도 SNS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좀 더 범위를 넓혀보자면 콘퍼런스나 워크숍, 클래스도 엄청 많지.

모양새는 다양하지만 키워드는 하나, 취향.


모두 수도권 기반이긴 하지만 말이다. 얼마 전에 지방에 살고 있는 친구가 '서울은 당일에 오늘 뭐하지 찾아봐도 일정을 채울 수 있잖아? '랬다. 그러게. 섬에 살다 돌아왔을 때 서울은 사람만 많고 갈 데도 없고 외롭고 답답해서 어쩌지, 했던 고민이 쓸데없단 걸 알게 되었지... 매일 저녁을 무언가로 채울 수 있었고 그건 수도권이 어서였다. 그러니까 이 글은 (아직은) 수도권에 한정된 이야기다.

최근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에서 나온 흥미로운 보고서를 보았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세대의 유입으로 취미·자기 계발 활동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주로 sns에서 발견하는데, '사용자'가 곧 '나'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서비스 기획의 정언을 늘 떠올려야 하는 것이다. 요즘도 포탈의 영향은 무시무시하군요?

주 52시간 근무제가 핫하니까 논의가 많이 나오나 본데 사실 나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상관없이 학창 시절부터 모임을 찾아다녔다.(심지어 그때는 홈페이지 기반이라 하나하나 찾아다녀야 했는데도!) 그것은 어쩌면 기질. 천성이 끈끈한 네트워크를 못 견디고 또 그런 관계를 가져가는 데 서툴면서 외로움은 엄청 타서 느슨한 조직 여기저기를 맴도는 사람이 되었다. 지인이 말하길 '낯 엄청 가리는데 새로운 사람 만나러는 또 엄청 다닌다'고. 그러니까 나는 아직 '내가 있을 곳'을 찾고 싶다는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안다. 그게 상충되는 욕망이란 걸. 나름의 해법은 느슨한 조직을 n개 가지는 것. 절박한 마음으로 쏘다니다 보니 관심사 별로 팟이 늘었고 점점 삶의 질이 높아졌다.(러닝, 다이빙, 서핑, 페스티벌, 파티, 밴드, 커리어, 동네, 캠핑, 위스키, 영화 헉헉.... 이 중 아직 가지지 못한 팟도 물론 있다.)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를 보면 이게 나만 그런 건 아니며, 결이 맞는 사람을 모아주는 건 이젠 정말 돈이 된다. 이런 거다. 모두가 미디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요즘은 SNS로 서로를 전시하니까. 혼자서 할 수 없지만 하고 싶은 것들이 눈에 보이고 이미 팟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고 자연스레 나도 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도 끼워줘라고 말하기 뭣한. 한편 너무 밀접한 관계는 부담스럽다. 그러니까 내가 원할 때 쉽게 치고 빠지고, 또 좋으면 계속할 수 있는 느슨하면서도 열려있는 모임은 앞으로 더 먹힐 수밖에 없다. 때로는 발견의 장으로 때로는 덕질의 장으로써. 예전 세대의 커뮤니티가 광장이었던 '카페'에서 스스로 사람을 모으는 폐쇄형 '밴드'로 이동했다면, 지금 세대는 콘텐츠에서 공간까지 완결된 형태의 서비스에서 쉽게 사람들을 만나고 또 흘려보낸다.

바야흐로 콘텐츠가 서비스가 되고 그게 공간으로 귀결되는 거대한 흐름에 우리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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