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감성 2회 | 나의 음악 큐레이션 1화 Melon
불과 한 일 년 전까지, 그러니까 코로나 이후 구독 서비스가 창궐하기 시작한 시점까지, 나는 구독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거리가 꽤나 멀어서 ‘유료’라는 말만 들으면 췟!! 하고 돌아섰다.
다들 그렇게나 많이 구독료가 나간다던데, 나는 구독하는 거라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멜론 정도밖에 없었으니 더 줄일 것도 없고(?) 이 정도면 디지털 디톡스가 아닌가(?)하는 망상에 빠져 살았지만…
최근 구독료가 체감 매일(?)같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대충 헤아려봤는데, 부끄럽지만 음악 어플만 4개를 구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 버렸지 뭐람.
누군가 그랬던가 하늘 아래 같은 색조는 없다고?
같은 이치다. 하늘 아래 같은 음악은 (어플..) 없다. 물론 이제 겹치는 음악은 좀 많긴 할 테지만
먼저 내가 쓰는 음악 어플은 멜론/유튜브 뮤직/애플 뮤직/애플 클래식/스포티파이 정도 되겠다.
얼마 전에 ADHD에 대한 뇌과학자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한 가지에 집중 못하고, 도파민에 취해 여러 일을 병행하고.. 등등등 ….
하지만 변명이 아니라 진심으로 음악을 듣고 싶은 순간, 그때 그때 어플들 마다 큐레이션이 너~~ 무~~ 나도 다르기 때문에 디톡스는 불가한 걸 어쩌나.
그래서 나의 음악 어플 큐레이션을 시작해보려 한다.
멜론은 국내 기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음악 어플이다. 그만큼 국내 가수들의 앨범을 듣기에 편리함이 크다.
나는 앨범을 들을 때, 앨범 크레딧을 자세히 읽는 편이다. 마치 공연에서 프로그램북을 열심히 읽는 것과 같은 이치.
괜히 읽고 싶고 깊이 이해하고 싶다.
물론 꼭 모든 걸 알아야 할 필욘 없다.
하지만 앨범을 직접 사서 들었던 시기에는, 제작 의도가 적힌 앨범 설명을 자세히 읽으면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음악 세계에 빠져 감수성에 젖기도 했었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 지속되는 것 같고.
아래와 같이 앨범 상세정보를 살펴보다 보면,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빛은 나에겐 어떤 빛일지 궁금해지지 않나…! ( ღ’ᴗ‘ღ )
또 멜론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이유로는, 국내 드라마를 보다가 지나가는 ost가 궁금할 때,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나온 리메이크 곡이 그토록 내 취향이어서 음원으로 듣고 싶을 때 등등의 이유가 있다.
다양한 국내 음원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옛날 노래 리메이크 그렇게 좋을 수 없다(ᐛ )و , 늙은이 인정)
마지막으로 구독을 취소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모든 플랫폼 중 유일하게 음악을 만든 세션들을 보여준다는 점.
내가 어른이 돼서는 음악을 이루고 있는 백그라운드 소리에 더 감동을 받곤하는데, 비록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이 된 후로는 각자의 자리에서 빛을 내고 있는 존재들에 대한 존경이 생긴게 아닐까.
그렇게 세션들이 누군지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내 취향을 쌓아왔고, 지금은 CD를 직접 사는 경우가 드물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가 별로 없지만 멜론은 이러한 부분을 채워주는 세심함이 있다.
건반, 기타, 베이스의 연주가 너무 좋아서 아티스트가 궁금할 때 guitar by, bass by, piano by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타 리프가 너무 내 취향이어서 세션을 찾아봤는데 마침 좋아하는 아티스트일 때의 황홀함이란!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린다.’가 아니다.
음악은 좋아하는 만큼 들린다.
그저 침대에 누워서 음악의 구석구석을 찬찬히 듣다 보면 내 맘을 툭 건드리는 건반이 들리기도 하고, 가슴이 쿵쾅대는 베이스 소리를 듣게 되기도 하고…
나는 그런 연주를 하는 아티스트들을 동경하고, 잔뜩 존경심을 담아 기억에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