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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not mute

일요감성 1회

by theyellowruby

일요일 아침

눈을 뜨고 바스락 거리는 이불 안에서 창문을 열어야겠다 생각을 하며 한번 더 기지개를 켰다.


나의 시선이 닿는 곳, 침대에서 마주 보는 방향에 위치한 스피커로 가서 전원을 켰고, 나의 첫 선택은 손민수 피아니스트의 바흐.

어제 내린 비가 만든 아침의 향과 소리는 바흐와 참 잘 어울린다.


눈을 뜨고 그날 하루의 시작으로 음악을 듣는 일만큼, 나를 나답게 해주는 일은 없다.

깊은 잠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나를 감싸주는 음악들에게 힘을 얻고 낭만을 얻고 감정을 얻어 하루하루의 나를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



바람을 춤추라, 온 존재로 매 순간을 느끼며 생을 춤추라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나는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무언가에 빠져들어 생을 춤추고 싶다.


그렇다면 내가 항상 온전히 빠져드는 순간이 언제일까?

음악은 단연코 빠질 수 없을 것이고... 장르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저 지금 나를 스쳐가는 이 바람 속에 묻힌 멜로디가 이 순간을 나에게 기록하여 알려줄 수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

그렇게 지나가던 순간들이 감정으로 하나 둘 쌓이게 되고,

나라는 사람은 감각들로 채워지고 적히게 된다.


우리 모두가 나만의 페이지에 기록할 수 있는 내 맘속의 음악 공간을 만들어가 보았으면 좋겠다.


I’m not m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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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