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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삼,십대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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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헤이 May 02. 2022

삼,십대 ep.10

나무와 숲 그리고 뿌리

하늘을 보기보단 바닥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를땐 숲을 볼줄 아는 시야넓은 어른들이  멋져보였는데, 살아보니 숲보단 뿌리를 살펴볼줄 아는 어른이  멋있는것 같다.



묘령의 나무


인턴 과제로 나에 대한 짤막한 에세이 한 편을 쓴적있다. 


그때는 나라는 나무 한 그루에도 어떤 이름을 붙여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이름모를 묘령의 나무라고 붙였었다. 


그렇게 나는 눈앞의 나무 한그루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숲을 본다는 것


자기가 어떤 나무인지 자각도 못하던 나로서는, 

나무를 떠나 멀리 숲까지 내다보는 사람들이 참 멋져보였다. 

흔히들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꼭 갖춰야하는 덕목처럼 보였다.


숲을 본다는 것은 전체를 볼 줄 안다는 것. 

넓은 시야로 흐름을 읽고 남들보다 한발 앞선 선택을 할 줄 안다는 것.


인생 앞에서 옳고 그름의 기준은 없다지만, 

상황마다 나에게 득이 되는 선택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은 참 부러운 능력이다.


나의 삶엔 늘 좋은 선택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최대한 숲을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지냈다. 

그런 사람들 곁에 머물다보면, 혹시라도 그 시선이 내게 옮지 않을까하고.


그래서 최대한 멀리 보는 연습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에 숲을 보는 것 보다 사실은 더 중요한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뿌리를 본다는 것


늘 멀리만 보다보면 정작 가까운걸 보는 눈이 쇠퇴한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숲만 바라보고 살다보면 

정작 뿌리속에 숨겨진 지대한 가능성과 파괴력을 미쳐 알아채지 못한다.


뿌리는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를 보는 척도다. 

어떤 이는 뿌리만 보고도 그 나무에서 어떤 열매가 자랄지 예측할 수 있다. 

그 열매가 때로는 숲 전체를 바꿔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숲을 보는 사람이 한치 앞을 본다면, 

뿌리를 보는 사람은 십수 앞을 내다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작은 가능성일지라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 숲보단 뿌리를 볼 줄 아는 깊은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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