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그렇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이 내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고
상식이 무너지는 일 역시 수없이 봐왔음에도
내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그러다 그런 일이 생겨나면
"왜, 어째서, 나한테만" 그런 말만 되풀이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너무나 흔하게
뉴스나 인터넷, 혹은 주위에서 봐온 흔한 일들이
내게도 하나 일어난 것뿐이다.
재수 옴 붙었네, 하고 툭 털어버리면
그만인 일이다.
그런데 나는 자꾸 그 원인을 내게서 찾으려 든다.
세상 가장 바보 같은 짓을 되풀이하는 거다.
근데 정말로, 세상 일이 그렇다.
꼭 원인이 있어야만 일어나는 일이라는 건 없다.
때로는 정말 운이 없어서 그런 것뿐이니까
자책할 필요도, 원인을 찾으려 애쓰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흘러 돌아봤을 때
그때의 내가 깊게 난 상처에 아파하지 않게
그저 시간에 기대어 흘려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