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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꽃지 Jan 16. 2023

몸은 나보다 먼저 말한다.


내 몸에서 가장 먼저 무너진 장기는

역시 자궁이었다.


맘대로 먹고, 마시고, 밤새며 살았던

내 몹쓸 생활 습관은 40대에 들어오며

점점 그 한계를 드러냈고,,,

요 몇 년 사이에 심하게 느꼈던

체력 저하와 풀리지 않는 피곤,

자도 자도 졸려서 골골거렸던 건

생리주기에 따라 빈혈수치가

널을 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로코롬 살지 말라며 경종을 울리듯

그간 늘 말썽이었던 자궁이 결국

'너 이제 늙었어'라며 자폭했다.

애증의 자궁아! 잘 가라~



넘어져 봐야 일어나는 법을 배우고,

망쳐 봐야 잘하는 노하우가 생기고,

져 봐야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있듯,

병에 걸리고 나서야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게 사람인가 보다.


나에게 온 경종이 이 정도의 간단한 수술로 끝나는 거였음에 감사하며, 뒤돌아 본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기원전에 살았던 노자가 그랬다.

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고 편안하면 이 순간에 사는 것이라고...

현재가 중요한지 누가 모르겠는가. 그렇지만 현재가 중요한걸 내 삶에 적용하는 데에는

결심의 순간이 필요한 거 같다.


지금이 그 순간 다짐한다.


이제는

호기로 덤비며 과한 선택을 하지 않겠다.

악으로 버티며 아등바등 살지 않겠다.

깡으로 뻗대며 죽자고 싸우지 않겠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판단하며,

지금 있는 그대로 상태에서 지혜를 찾는 삶의 방식을 터득하겠다.


호기로,

악으로,

깡으로 가 아니라


정.성.껏.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살고 싶다.


겨울갈대. 하비홀릭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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