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록

한국에서 노력만으로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

한국 문단과 신인문학상이라는 제도에 관하여

by 마음코인


제가 처음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2011년 이후로 현재까지 문단에서 인정하는 신인문학상이 3군데 폐지 됐습니다. 문예중앙, 세계사, 민음사. 모두 금전적인 이유,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경제적인 이유에서였습니다. 제 아무리 시대정신을 논하고 책임의식을 지향한다고 해도 출판사는 기본적으로 수입이 있어야 운영 됩니다. 수상자들에게 지출해야 하는 몇 백만원 가량의 상금에 수상자들의 글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못 미친다면 굳이 운영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 관심도 갖지 않지만 이제 신인문학상 제도를 유지하는 출판사는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자음과모음, 현대문학, 실천문학, 문학사상사. 총 7군데입니다. 이 중 공식적으로 500만원 이상의 상금을 내걸고 있는 출판사는 3군데 뿐이고, 나머지는 문예지에 실리는 수상작의 선인세(150만원 가량) 수준으로 상금을 지급한다고 들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아직 7군데나 남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매년 7명의 신인 소설가가 탄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출판사마다 당해 연도에 수상작을 뽑지 않는 회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현실적으로 문단에서 수용하는 인원이 전보다도 훨씬 줄어든 셈입니다. 그런데도 매번 투고 인원은 300~500명(투고작품인 단편소설은 600~1000개) 가량으로,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는 아니고, 사실은 한번 투고한다고 해서 투고 자격을 잃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학교 다닐 때는 떨어진 작품들을 10번도 넘게 다른 곳에 재투고 하는 문학도들도 많았는데요.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이해가 안 되고,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이해가 잘 됩니다. 제가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더는 소설가가 되는 것에 미련이 없지만 써놓은 것이 아까워서 계속 투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신인작가가 실력만으로 탄생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더 가벼운 마음으로 투고할 수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러고보면 제가 소설가의 꿈을 가졌던 2011년에는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서 돌아보니 세상에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시대상황을 잘 읽고, 빨리 다른 길을 찾는 능력도 중요했다는 생각이 요즘은 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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